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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득실·옥수수로 연명···北 최정예 JSA 병사의 현실, 귀순병 170cm·60kg로 北선 건장한 체격

입력 : 2017-11-15 17:44:39 수정 : 2017-11-15 17: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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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2차수술을 마친 이국종 교수가 북한군 총상 위치와 함께 배안에서 꺼집어 낸 기생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남북한 군인들의 대치상황을 공개적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남과 북 모두 최정예 병사들을 JSA경비요원으로 투입시키고 있다. 

우리측은 일반적으로 180cm 이상(대부분 JSA 경비대대 병사들의 키는 이보다 크다)의 늠름한 체격의 병사들을 배치하고 있다. 제복에 선그라스를 착용한 JSA요원들이 하나같이 영화배우를 연상시키는 이유다.

북한 역시 출신성분은 물론이고 가장 우수한 체격의 병사를 선발해 JSA에 보낸다. 또 JSA요원들에 대한 대우 역시 다른 병사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정예라는 JSA북한병사의 실상은 말할 수 없이 비참하며 체격도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JSA귀순 북한병사 키 170㎝, 몸무게 60㎏에 불과, 우리로 따지면 180cm가 넘는 장신

지난 13일 쏟아지는 총알속을 뚫고 JSA의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측 지역으로 귀순한 북한병사의 키와 몸무게는 각각 170㎝와 60㎏로 측정됐다.

이는 올초 교육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고3 남학생의 2016년 평균 키(173.5㎝)와 몸무게(70.0㎏)에 미치는 못하는 수치이다.

북한군은 평균키가 157cm 남짓에 체중도 47∼49kg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김정은이 지난 2015년 "키 170cm 병사의 체중을 100일안에 60kg까지 끌어 올려라"는 특별지시까지 내릴 정도로 영양부족에 따라 북한군 체격은 형편없다.

따라서 이번에 귀순한 JSA북한병사는 북한군 평균체격을 감안하면 좋은 신체 조건이다.

2006년 12월초 동해상에서 표류중 발견된 북한병사가 그해 12월 27일 JSA를 통해 북한측으로 인도되고 있다. 160cm 남짓한 북한병사는 북한내에선 평균키를 웃돌지만 우리 JSA병사(오른쪽)에 비하면 머리 하나 이상 키가 작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국종 교수, JSA귀순 북한병사 뱃속에서 수십마리 기생충·27㎝짜리도, 영양상태 열악

중증외상치료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 교수는 지난 13일에 이어 15일 JSA귀순 북한병사를 수술했다.

이 교수는 15일 2차 수술 후 가진 브리핑엣어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며 "큰 것은 길이가 27㎝에 달해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다.

이 교수는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며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생충은 소외질병(Neglected diseases)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개도국의 저소득계층에서 흔히 발견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먹고살시 힘들었던 1950~1960년대 우리나라도 기생충 감염자가 많아 기생충박멸협회(현 건강관리협회)까지 생겼다.

각급 학교의 경우 기생충 검사가 의무적으로 실시됐으며 이른바 '회충약'을 한움큼씩 받는 학생들로 넘쳐났다.

국가적 기생충 박멸운동에 힘입어 971년 84.3%였던 감염율이 2004년 4.3%로 크게 떨어져 기생충 박멸의 모범 국가로 꼽히고 있다.

이상하게 기생충은 잘먹고 잘사는 사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못먹어 굶주리는 사람을 빨아먹는다. 

JSA근무 북한병사들 모습. 북한에서 우수한 체격의 집단이지만 평균키가 170cm 남짓하며 영양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 JSA 귀순 북한병사 섭취 음식은 대부분 옥수수

귀순 북한병사 복강에서는 오염된 분변과 함께 소량의 음식물도 나왔다.

음식물 대부분 옥수수였다. 북한군인 중 가장 대우가 좋다는 JSA요원이 옥수수로 연명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타 부대 식량 보급 사정은 훨씬 더 열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옥수수는 구황작물(흉년일 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농산물)로 벼, 보리에 비해 나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보리고개시절 우리도 옥수수, 감자 등을 먹고 고비를 넘겨 왔다. 그런 탓에 그 당시 체격과 체력은 보잘 것 없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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