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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통째로 비운 習… 트럼프와 ‘황제의 길’ 산책

입력 : 2017-11-08 21:51:02 수정 : 2017-11-08 22: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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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中 첫날 이모저모 / 서태후가 가던 창음각서 경극 관람 / 트럼프, 손녀 중국어 동영상 보여줘 / 시진핑 “실력 많이 늘어… A+ 수준” / 中, 美와 10조원 규모 계약 체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8일 취임 후 처음 방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중국의 상징’인 자금성(紫禁城)을 통째로 비우고 환영 만찬을 주재하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시 주석은 황제만 다니는 자금성의 길인 고궁 중축선을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하며 고궁의 역사와 문화 등을 설명했다.
자금성에 선 G2 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8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자금성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 번째),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해 자금성으로 이동했다. 공항에는 양제츠 정치국원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이 영접을 나왔다. 통상 장관급인 외교부장이 영접하던 것보다 격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기다리던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자금성의 보온루(寶蘊樓)에서 잠시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눴다. 시 주석이 “국빈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인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 총서기에 연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패드로 외손녀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노래하고 중국 옛 시를 읊는 동영상을 시 주석 부부에게 보여줬다. 시 주석은 “아라벨라의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 ‘A+’를 줄 수 있겠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자금성 내를 산책하며 담소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성 성문인 오문(午問)의 내금수교(內金水橋)를 지나 태화전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시 주석의 안내로 중화전과 보화전을 살펴봤다. 시 주석이 중국의 역사와 문화, 고궁 건축을 직접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감탄사를 쏟아냈다. 두 나라 정상 내외는 청나라 말기 실권자였던 서태후가 자주 찾았던 창음각(暢音閣)에서 손오공을 다룬 전통 경극 ‘미후왕(美候王)’ 등을 관람하고,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중국이 이날 하루 자금성을 임시 휴관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 도착 직후 중국은 미국과 9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 중 한 명인 왕양(汪洋) 부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생명과학·항공·스마트 제조 등 분야에서 총 19건의 계약 조인식을 체결했다. 왕 부총리는 “오늘 계약은 ‘몸풀기’에 불과하고, 내일 더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추가 계약이 9일 체결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JD)닷컴은 20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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