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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루 대회 참가자들, 신체 사이즈 대신 여성폭력 통계 소개

입력 : 2017-11-02 00:36:04 수정 : 2017-11-02 00: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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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열린 미인대회 참가자들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 대신 여성폭력과 관련한 통계를 발표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1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페루 수도 리마의 한 극장에서 열린 2017 미스 페루 선발대회 결선에 오른 23명은 자기소개에서 가슴, 허리, 엉덩이 등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말하는 대신 여성폭력과 관련한 통계를 나열했다. 한 참가자는 “성 착취 탓에 10분마다 여성 한 명이 숨지고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참가자는 “페루 여성의 70% 이상이 길거리 성희롱의 피해자”라고 전했다. 관중들과 시청자들은 성폭력, 여성혐오 살인, 길거리 성희롱, 성추행 등과 관련한 수치를 나열하는 참가자들의 발언에 숙연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도 참가자들이 통계 수치를 발표할 때 주요 여성혐오 범죄 뉴스를 배경화면에 노출하며 거들었다. 참가자들은 취미나 포부 등과 같은 가벼운 질문 대신 여성폭력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를 질문받기도 했다. 카야오 주를 대표해 출전해 미스 페루로 선발된 로미나 로사노는 “살인 등 모든 여성폭력 가해자의 이름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겠다”며 “이런 방식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달 중 리마에서 여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행진을 할 계획이다.

제시카 뉴턴 조직위원장은 “각 지역 대표들이 공개적이고 실제적인 여성폭력과 관련한 수치를 제시했는데, 페루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심히 걱정스럽다”며 “불행히도 많은 여성이 자신들이 당한 일들이 독립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 페루 선발대회 예선에 참가한 150명 중 5명도 성폭행 등 여성폭력의 희생자였다”고 덧붙였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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