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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인사에 당황한 '코끼리', 탈을 쓴 경호원…대통령 시구의 추억

입력 : 2017-10-25 18:32:29 수정 : 2017-10-25 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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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이던 지난 4월 18일 광주유세 때 추억의 해태 유니폼을 입은 채 김응용(오른쪽) 야구협회장, 김성한 전 타이거즈 선수와 함께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해태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응용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나름의 인연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까지 야구장에서 시구한 대통령은 이승만부터 문재인 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두 7명이다.

대통령이 야구장 나들이는 1급 보안사항으로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다. 또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관계로 경호가 철저히 이뤄진다.

▲ 노무현 전 대통령, 고교 선배 김응용 감독에게 고개 숙여 인사…코끼리 당황

대통령 시구 비화 중 알려지지 않은 것 중 하나가 2003년 7월 1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올스타전 시구이다.

부산상고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은 상당히 연습한 듯 멋직 킥킹 동작까지 선보이며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2003년 7월 17일 대전에서 열렸던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하고 있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 주변에는 심판으로 위장한 경호원이 2루심 등으로 배치됐다.

시구 후 도열한 각팀 감독들과 기념 악수를 했다. 이때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선배인 김응용 당시 삼성 라이온즈 감독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커다란 덩치로 '코끼리'로 불렸던 김응용 감독은 훗날 "속으로 얼마나 당황했는지, 어휴 대통령이 인사를 하니~"라며 난처하면서도 흐뭇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이자 프로야구판을 휘어잡았던 김응용 감독은 부산상고 동문들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런 김응용 선배를 자랑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심판, 기자로 위장한 경호원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시구하기 위해 경호원들은 각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호원은 심판으로 위장했다. 공 주머니는 다름 아닌 권총주머니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경호원들은 심판으로, 또 구단 마스코트 인형의 탈을 쓰고 경호했다.

또 경호원들은 취재 기자, 혹은 구단 관계자인 것처럼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고 혹시나 있을 줄 모르는 위해를 감시했다.

물론 야구장 관람석 구석구석과 야구장 지붕 등에도 경호인력이 배치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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