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0일 오후 4시 13분쯤 익산시 신동 한 원룸에서 같은 국적의 룸메이트 B(2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등과 목, 쇄골 등을 15차례 찔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흉기를 든 채 서 있는 A군을 검거했다.
이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지난 8월쯤이다. A군은 어학연수 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취업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래도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고 다녔다.
지난 3월부터 A군과 원룸에서 함께 지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학교 측에 A군의 취업 시도를 고발했다.
A군은 더는 B씨와 함께 살 수 없어 8월 말 원룸에서 짐을 싸고 나왔다. 결국 이 둘은 따로 살게 됐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당시 공동부담하던 생활비 20여만원을 두고 누가 낼 것인지를 두고 승강이를 벌이게 된 것이다.
이날 돈 문제로 만나 B씨에게 한 차례 따귀를 맞은 A군은 홧김에 부엌에서 가져온 흉기를 B씨에게 휘둘렀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내가 취업하려는 사실을 B씨가 학교에 알리자 감정이 상했다. 말다툼하다 흉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B씨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던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한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벌인 일이라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du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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