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역사 속 스포츠] 1964년 10월 21일 '맨발의 아베베', 도쿄올림픽 우승…60로마 이어 또 세계신기록으로 올림픽 2연패
아베베 비킬라(1932년 8월 7일~1973년 10월 25일)는 스포츠 역사상 두번 다시 보기 힘들 기적을 낳은 영웅이다.
해발 3000m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 소를 몰던 아베베는 1960년 로마올림픽 남자마라톤에 출전, 2시간15분16초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흑인 최초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라는 점보다 맨발로 뛰어 1등을 한 것으로 더 유명해 졌다.
연습 때 맨발로 뛰곤 했던 아베베였지만 올림픽마저 맨발로 나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신발 후원사인 아디다스가 만들어 준 마라톤화가 발에 맞지 않자 하는 수 없이 맨발로 뛰었을 뿐이다.
아베베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가뿐히, 그 것도 또다시 세계기록을 작성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아베베의 도쿄올림픽 우승은 기적이었다.
출전 5주일 전인 9월 16일에 맹장수술을 받았던 그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9월 27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그로부터 4주 뒤인 10월 21일 도쿄올림픽 마라톤에 나선 아베베는 2위 바실 히틀리(영국·2시간16분20초)보다 무려 4분8초 앞선 2시간12분8초의 기록으로 골인, '2연속 세계신기록-2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수립했다.
아베베는 도쿄올림픽엔선 맨발이 아닌 아디다스 라이벌 푸마의 마라톤화를 신고 뛰었다.
한국전 참전용사이기도 한 아베베는 1969년 차를 몰고 가다 전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행을 겪었다.
이후 휠체어 양궁, 탁구선수로 나서는 등 불굴의 의지를 보였던 그는 1973년 10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아베베의 성은 비킬라이지만 로마올림픽 우승 당시 우리나라에 아베베로 소개되는 바람에 그후 한국선 줄곧 아베베로 불리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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