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석이 비싸게 팔리기 위해서는 중요한 용도나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운석을 연구해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알아내려고 한다. 우주에서 온 운석은 공기나 물에 의한 변형이 없어서 만들어졌을 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떨어진 지 오래된 운석은 대기에 의한 오염 등으로 연구용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우주의 물질이 지구 중력에 끌려와 대기 중에서 불타는 것을 유성이라고 하고, 유성이 타고 남은 물질을 운석이라고 한다. 운석은 돌이나 철로 이루어졌다. 유성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 온도가 2000도에 이르기 때문에 철보다 녹는 점이 낮은 물질은 녹아서 없어진다.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운석의 가격은 1g에 1~5달러 수준이다. 구성 성분이나 모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철로 된 운석이 돌 운석에 비해 조금 더 비싸다. 운석의 95% 정도가 돌 운석이고, 철이나 철과 돌이 섞인 운석은 매우 적기 때문이다.
특별히 모양이 아름답거나 유명세를 탄 운석은 좀 더 비싸다. 작년 봄 영국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온 890g짜리 첼랴빈스크 운석의 경우 5억원의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g당 10달러 이상으로 팔리는 운석은 무척 드물다. 최근 가장 비싸게 거래된 운석은 1967년 러시아에서 발견된 세임찬 운석이다. 철과 돌이 섞인 176kg짜리 운석으로, 거래 가격은 약 1억8000만원이었다. 운석 대부분은 소행성에서 부서져 나온 것이다. 달이나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은 훨씬 비싸게 판매되기도 하지만 워낙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3월 진주에 대형 운석이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운석 열풍이 불기도 했다. 당시 진주 지역에서 발견된 운석은 총 35kg으로, 정부는 해외 반출을 금지시키는 법까지 제정하면서 매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매입 금액은 총 3억5000만원으로 g당 1만원이었다.
지구 탄생 이래 수십억년 동안 수많은 운석이 지구로 떨어졌다. 현재도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은 10g 이상을 기준으로 연간 수만개가 되고 무게로는 3~7t이나 된다. 그만큼 운석이 드문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실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광물자원이 수십억년 전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운석이 드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탄생 초기에는 철과 같이 무거운 물질은 대부분 지구 중심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에 지표면 근처에는 주로 가벼운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이 차지했다. 지표면이 딱딱하게 굳은 이후 외계에서 들어온 운석이 지표면 근처에 묻히면서 지구의 광물자원을 만들었다. 사실 지구 자체도 더 오래전에는 우주에서 온 것이기에 결국 운석이 지구의 물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운석이 의미 있는 물질이긴 하지만 결코 하늘이 내린 로또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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