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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존 ‘다이어트’가 답이다] ‘그물망’ LRT 효과… 3년 연속 땅값 오르고 도시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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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5 18:26:17 수정 : 2017-09-25 21: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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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도시를 압축하라 / 日 도야마시, 폐선 위기 LRT 활성화 / 철도·버스 연계 방사형 교통망 구축 / 쇼핑·의료센터 짓고 중심 상권 정비 / 집 매매·임대 지원해 주민 이주 도와 / 원도심 재생→투자 확대→세수 증가 / 도시 기능 집약 ‘콤팩트시티’ 탈바꿈 “예전에는 빈 공기만 배달했는데 이제는 사람을 싣고 다닌다.”

지난 6월1일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시청에서 만난 가노 마사토 도시정책과장은 노면전차 라이트레일(LRT) 정비 효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2006년 폐선 직전까지 갔던 LRT를 재생한 뒤 이용객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도야마시에 체류하는 2박3일 동안 도야마역 인근 호텔에서 시청 등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항상 LRT를 이용했다. 시내 곳곳에 마련된 정류장에는 운행 간격이 5분도 되지 않는 LRT가 속속 도착했고, 다양한 목적지로 환승이 가능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시내의 각급 학교와 직장으로 이동하는 학생·성인으로 붐볐고, 낮 시간에는 쇼핑 등을 위해 이동하는 노년층이 주로 이용했다.
지난 6월1일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시의 도야마역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시내 각지로 가는 노면 전차를 기다리고 있다.
나기천 기자

◆사통팔달 교통망이 도시 활력 유지

도야마시는 당시 이용자 감소 추세였던 LRT를 기간시설은 시가 만들고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공설민영 방식으로 바꾸고, 운행시간 단축, 디자인 개선, 승무원 배치 등을 통해 서비스를 향상시켰다. 일본 최초의 LRT 재생 사례로 꼽힌다. 개통 전과 비교한 이용자 수는 평일 2.1배, 휴일 3.4배로 늘었다. 시 외곽 거주지 인근에서만 활동하던 여성 고령자의 이용 증가가 눈에 띄었다.

도야마시는 이후로도 시내를 순환하는 샌트램(시내 노면전차·2009년 개통) 등을 포함한 7개 철도 노선과 90개 버스 노선을 연계하는 방사형 네트워크로 구축했다. 대중교통을 축으로 한 ‘콤팩트시티’(Compact City·압축도시) 전략이다. 콤팩트시티는 확산된 도시기능을 집약시키는 고밀·근접 개발, 대중교통을 통한 도시공간 연계, 공공서비스와 일자리에의 접근성이 강화된 도시형태를 말한다. 초고령시대를 맞은 일본의 각 지방자치단체가 흩어진 주민을 한데 모으는 콤팩트시티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도야마시도 같은 이유로 압축을 시작했다. 이곳은 2010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했고, 2045년까지 현재 인구의 23%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이면 인구의 30%가 노인이다.

교통여건만 개선한다고 다는 아니다. 이동하는 주민이 목적지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필요한 물건을 사고 볼일을 볼 수 있는 여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이에 도야마시는 2007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중심 상권 그랜드플라자를 대대적으로 정비했고, 백화점과 시장이 만나는 중간에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다목적광장을 만들어 주민 방문 수요를 높였다. 6월2일 저녁에도 그랜드플라자 일대는 차량 통행과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몰려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도시 재생은 원도심 중심으로

한국처럼 중소도시 인근에 ‘혁신도시’ 같은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 새 거주지역을 개발, 한꺼번에 대규모로 주민 이주를 유도해 원 도시 공동체를 훼손하는 정책은 아예 없다. 임준홍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 중소도시 부근에 혁신도시를 조성함에 따라 오히려 원도심 쇠퇴를 촉진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도야마시는 기존의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시행 중이었다. 중심 시가지나 LRT 등 대중교통이 연결된 지역으로의 주민 이주를 유도하는 게 대표적이다.

도야마시는 또 이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이주를 촉진한다. 예를 들어 중심 시가지에 공동주택을 짓거나 업무시설을 주택으로 개조하는 건설 사업자에게는 호당 100만엔을 지원한다. 도심의 주택을 구매하는 주민에게는 호당 50만엔, 임대로 들어오는 세입자에게는 3년간 매달 1만엔씩을 월세로 내준다.

이 같은 공공투자는 중심 시가지를 활성화하고 민간 투자 확대를 부른다. 또 민간 투자 활성화는 지가 상승 등에 따른 세수 증가로 시의 재정에 기여하며 선순환한다. 실제 도야마시는 최근 3년간 평균 땅값이 연속 올랐다. 도야마현 전체 지가가 1993년 이후 25년 연속 내리막인 것과 대비된다. 가노 과장은 “도심지구 및 대중교통 인근 거주인구를 2005년 28%에서 2025년 42%로 높일 예정”이라며 “이를 통한 세수 증대와 시가지 확대에 따른 도시관리 비용 감소로 효율적인 도시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야마=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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