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44번의 주인공…④랜디 바스, 일본프로야구에서 꽃을 피운 일본형 외국인 선수의 전형
◇ 메이저리그 6년간 홈런 단 9개, 일본프로야구 6시즌서 202홈런
랜디 윌리엄 바스(1954년 3월 13일생)는 메이저리그를 거쳐 1980년대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장타자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
일본프로야구는 공식 출범한 1936년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외국인선수 제도는 센트럴과 퍼시픽 양대리그제(1950년) 실시 2년 뒤인 1952년이라는게 정설이다.
일본프로야구계는 외국인 선수가 무한정 들어 올 경우 일본선수 뛸자리가 없을 것으로 우려, 1952년 외국인선수 숫자를 제한하는 규정(당시 3명 보유 3명 출전)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6차례 수정을 거쳐 현재는 무제한 등록, 4명 출전(투수 3명, 야수 3명이내)으로 묶여 있다.
일본프로야구 외국인선수 81년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랜디 바스라는데 이견이 없다.
랜디 바스는 1983년 한신 타이거스에 들어와 1988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 통산 614경기 출전 ▲ 통산 202홈런 743안타(2루타 100, 3루타 4, 홈런 202포함)
▲ 통산 486타점 387득점 ▲ 통산 타율 0.337
▲ 통산 장타율 0.660 ▲ 통산 OPS 1.078
▲ 타격왕 2회 ▲ 홈런왕 2회 ▲타점왕 2회
▲ 최다안타 2회 ▲ 타격 3관왕 2회(1985년, 1986년)
▲리그 MVP 1회 ▲일본시리즈 우승·MVP 각 1회(1985년)
랜디 바스의 기록 중 일본프로야구 개인역대 1위는 다음과 같다.
▲ 시즌 최고타율 0.389(1986년) ▲ 7경기 연속 홈런(1986년 6월 18일~6월 26일)
▲4연타수 홈런(1986년 5월31일~6월 1일) ▲13경기 연속 타점(1986년 6월 18일~7월 4일)
재미있는 점은 1977년 미네소타 트윈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랜디 바스가 캔자스시티 로열스(1978년), 몬트리얼 엑스포스(197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980~1982년) 등 4개팀을 전전하면서 130경기에 나섰지만 홈런은 단 9개, 타율 0.21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장타력은 인정 받았지만 어린시절 발목복합골절상을 당한 까닭에 뛰는데 장애가 있었고 빠른 볼에 약점을 보여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시 메이저리그보다 수비부담이 덜한데다 투수들 볼 빠르기가 떨어졌던 일본으로 건너 간 바스는 1루수와 외야수를 번갈아 보면서 장타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1985시즌엔 홈런 54개로 외국인 선수 최초로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당시 팬들은 바스가 지난 1964년 왕정치의 한시즌 55홈런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했지만 꿈을 이루진 못했다.
◇ 기타
바스외 일본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외국인 타자들이 많다.
1983년부터 1992년까지 한큐 브레이브스와 다이에 호크스에서 뛴 웰스 부너는 통산 277홈런과 타율 0.317을 올렸다.
한국리그 홈런왕 출신으로 우리에게도 낮익은 타이론 우즈는 2003년 일본 요코하마에 입단, 2007년 주니치에서 은퇴할 때까지 824경기에 출전해 240개의 홈런(통산타율 0.289)을 쏘아 올리면서 3차례나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렇지만 부너와 홈즈 모두 바스보다 임팩트가 떨어졌다.
여기에 바스는 성실함과 예의까지 갖춰 일본인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다.
랜디 바스는 2004년부터 오클라호마주 상원으로 활동하는 등 제2인생도 멋지게 살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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