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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생리대, 女 건강에 어떤 영향 끼칠까?

입력 : 2017-09-18 17:00:00 수정 : 2017-09-17 11: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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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최근 이슈는 아기는 기저귀, 엄마는 생리대, 할머니는 요실금팬티 등 온가족의 건강이 달린 문제"라며 "내 가족이 쓴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업체들이 제대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B씨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생리건강을 지키는 것은 한국의 출산율과 더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그 어떤 거짓도 없이 정직하게 모든 결과를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씨는 "이번 사건은 남자로 치면 자신이 입던 속옷에 독성물질이 있어 성기능이 불구가 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아기 기저귀부터 노인들이 쓰는 요실금팬티까지 모든 제품 다 조사해야 한다. 대기업, 중소기업으로 편 가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을 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D씨는 "주변에 평범한 부부가 아이를 가지지 못해 고심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며 "그게 이것 때문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를 초저출산 국가로 만든 장본인인지도 모르니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씨는 "생리불순이나 난임 연구는 생리대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식습관, 유전적 요소 등도 고려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성분분석을 한 뒤 위험물질은 아예 사용을 금하고, 적절한 제조법*사용법을 제시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생리대 독성조사에 나선 가운데, 매달 생리대를 사용했던 여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정부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는 생리대 역학조사 필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생리대를 사용한 뒤 가려움증, 생리불순 등 각종 증상을 호소한 여성들을 조사해 생리대가 실제 위험한 상품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의견은 여성환경연대가 제기했다.

또 대한직업환경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 등도 식약처 조사와는 별도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매달 생리대 사용했던 여성 대상으로 역학조사?

이에 식약처는 생리대에서 검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독성 평가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된 생리대 전부를 시험 대상으로 놓고, 여성이 하루 5개의 생리대를 쓴다고 가정할 때 VOCs가 피부로 전이되는 비율, 피부흡수율, 전신 노출량 등을 계산해 위해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발암성과 생식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타이렌, 에틸벤젠 10종은 이달까지 우선적으로 평가하고, 연말까지 76종을 더 검사할 예정이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먼저 제기됐지만, 대안 찾기 운동이 주로 전개됐고 위해성 조사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나라는 없었다.

식약처는 참조할 해외 사례도 없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험법을 세워 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질 점막을 통한 흡수에 대한 연구도 많지 않아 화장품 시험법 등을 참고해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위 "생리불순, 난임 등에 영향 미치는 교란변수 너무 많아"

생리대 안전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도를 고려할 때 조사 결과가 발표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검증위에서는 생리대와 여성건강에 대한 추가 연구 요구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가 독성분석에 이어 역학조사까지 실시한다고 당장 약속하기에도 난감한 상황이다.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조사, 원인이 생리대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

검증위 측은 "생리불순이나 난임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란변수가 너무 많다"며 "스트레스, 음식, 담배, 세제, 다른 제품을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 등 증상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특정하는 것도 통제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환자가 제한적이지 않고 전세계적 여성들이 겪는 문제라 연구 신뢰도를 높이려면 의료기록을 확보하거나, 대조군을 간호사로 설정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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