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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쿠르디 2주기… 무언의 슬픔,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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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2 21:13:52 수정 : 2017-09-02 21: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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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룸 해안에서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당시 3세)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로 2주기를 맞았다.

아일란의 가족은 2014년 시리아 북부 쿠르드계 밀집지역인 코바네를 떠나 터키에 도착했다. 그들은 낯선 터키땅에서 살림살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았다. 아일란의 형 갈리프가 다닐 학교도 없었다. 이듬해 9월초, 유럽행을 결심한 아일란의 가족은 다른 시리아 난민과 함께 그리스 코스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배는 에게해에서 좌초했고 아일란과 어머니, 형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같은 배를 타지 않은 아버지만 세상에 남았다. 보드룸의 해안에 잠든 양 엎드린 아일란의 모습은 전 세계에 시리아 난민의 비극을 일깨웠다. 아일란을 계기로 유럽은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난민을 보는 세계의 시선이 다시 냉담해지는 데는 몇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아일란의 고모 티마 쿠르디가 2일 터키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쿠르디는 “그때 전 세계가 아일란의 모습에 함께 울고 누구나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지만 그 후 2년간 상황이 비극적으로 전개됐다. 사람들은 테러리스트 공포에 질려 난민도 이주민도, 무슬림도 원치 않는다고 말하거나, 정치인이 아니라며 난민 문제를 외면한다. 정작 온갖 나라가 시리아를 노리고 시리아로 몰려갔다”며 외국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쿠르디는 누구나 난민 또는 이주민의 처지가 될 수 있다며 난민에 공감을 호소했다. 각국 정치인에게도 이런 목소리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르디는 아일란 이후에도 난민 아이들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난민 문제의 해결책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만 하지 말고, 난민을 만드는 근본 원인인 전쟁을 끝내야 한다. 난민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외국에 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아일란의 아버지 압둘라는 현재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리아 난민은 550만명이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이 18세 미만 아동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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