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일 오후 11시10분부터 약 4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자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일 밝혔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세번째인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달 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과 관련한 협의를 했던 전화통화에 이어 25일 만이다.
현재 한미 미사일지침은 2012년에 개정된 것으로 사거리는 800㎞, 탄두 중량은 500㎏으로 제한돼 있다. 지난 7월29일 북한이 ICBM급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자 문 대통령은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과 관련한 실무 협상을 개시하라”고 지시했고 미국이 동의해 실무적 절차가 시작됐다.
우리 측은 유사시 북한의 지하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도록 탄두 중량을 무제한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면서 북한을 강력히 압박해야 할 때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도발”이라며 양국이 보인 공조를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에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북한에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가해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한·미·일 3국 공조도 긴밀히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이번 달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양자회담을 하는데 합의하고, 올 하반기에 다자정상회의를 포함해 빈번한 협의를 통해 한미 동맹 전반과 관련해 긴밀한 전략적 공조와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하에 최근 미국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길 기원한다”며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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