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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시계 비싸게 삽니다'…중고시장서 수십배에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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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7 22:14:21 수정 : 2017-08-27 2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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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시계 최고가로 매입 원합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 중고물품 거래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만큼 문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 일명 ‘문재인 시계’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 시계가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청와대 행사에 초청된 손님 등에게만 증정돼 막상 시계를 구하려 해도 구할 수가 없어 그 가치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시계를 구해달라’는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고시장에 거래…인터넷 사기 우려도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대통령 시계를 구매하겠다는 글과 판매한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중고물품 거래 카페에는 ‘문재인 시계를 산다’는 게시글과 함께 구매 가격으로 99만9999원을 제시했다. 단가가 4만원 정도로 알려진 대통령 시계 가격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역사 시계 수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또 다른 네티즌은 최고가로 시계를 매입하겠다며 “소장하기 위함이고, 잘 간직하고 오래오래 소중히 지키겠다”는 글을 남겼다. 15만원에 시계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은 조회수만 2000회를 훌쩍 넘겼다. 한 네티즌은 이 게시글에 시계를 30만원에 구매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시계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계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두고 ‘인터넷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인터넷상에서는 문재인 시계를 구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이나 청와대가 시계를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등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앞서 발행일 ‘완판’을 기록한 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첩 역시 중고물품 거래 카페 등에서 정가인 2만 3000원을 훌쩍 넘는 10만 원 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시계 민원’에 골치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기자와 만나 “청와대 직원들도 시계를 받지 못했다”며 “여의도 정치권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시계를 구해달라고 하는데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경도 못한 시계를 구해달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했다.

대통령 시계 출납은 청와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무비서관은 시계 민원이 쇄도할 것을 예상하고 이달 초 ‘기념품 및 답례품운영·관리 방안’이라는 청와대 내규를 신설했다고 한다. 이 내규에 따르면 청와대 기념품은 청와대 행사에 초청받은 사람 또는 외국에서 온 손님에게 선물로 지급하거나, 반대로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서 동포 간담회 등의 행사를 하는 경우에 선물로 지급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총무비서관이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청와대 실장·수석급 고위 관계자의 민원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있어, 청와대 내부에선 ‘공적’으로 몰렸다는 후문이다.

청와대가 지난 17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출입기자들을 청와대 본관과 여민관으로 초청하는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고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 시계를 하나씩 선물하는 과정에서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이 도무지 시계를 내놓지 않자, 윤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소통수석이 기자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하소연해 겨우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시계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선물 가액 한도인 5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 시계는 본래 남·여 한 쌍으로 제작됐는데 한 사람에게 한 쌍을 모두 줄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이 되기 때문에 부부 동반으로 초청받은 경우에만 한 쌍을 선물한다고 한다. 또 미리 대량 주문해 시계를 창고에 쌓아두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주문해 사용한다. 세금 낭비를 막고 지나치게 남발해 과시용으로 오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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