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표시장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대비하여 색 재현율이 낮습니다. 그리고 OLED도 푸른(Blue) 광원의 특성으로 색 재현율을 더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디스플레이에서 색은 어떻게 표현되는 것일까요? 이번에는 색이 표현되는 원리와 색 재현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컬러필터의 원리
먼저 LCD에서 컬러필터를 통해 빛이 보이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까요?
빛은 빨강(R)과 초록(G), 파랑(B) 삼원색을 이용해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R과 G, B가 다 섞이면 하양이 되는데요. 그래서 하얀 광원을 가지는 백라이트(후광)는 R와 G, B의 색 파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광원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면 색상이 구분되는 것이죠.

위 그림의 아래 그래프에서는 백라이트 광원(White LED·발광다이오드)이 가지는 파장대별 출력 빛의 정도를 볼 수 있습니다. 컬러필터의 투과영역에 해당하는 빛만 통과하는데요. 다음 그래프인 R와 G, B 색상별 빛 투과율에서는 투과되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컬러필터를 통과한 빛은 사람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우측 그래프인 출력 컬러 스펙트럼과 같은 형태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죠.
◆컬러필터 파장과 소스원의 상관관계

다음은 컬러필터를 통해 빛이 나가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앞에서 얘기했듯 백라이트 광원은 R와 G, B의 빛 파장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컬러필터는 각 색에 맞는 파장을 통과시키죠. 위 그림에서처럼 각 색에 해당하는 파장에 높은 극치를 가지는 컬러필터와 입력 광원이 만나서 출력되는 빛은 컬러필터의 파장에 해당하는 영역과 입력 광원을 곱한 값으로 출력됩니다.
이때 출력되는 빛이 색상별로 명확히 구분되고, 극치가 높을수록 색이 섞이지 않고 정확하게 표현되는데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컬러필터가 빛을 다른 색과 섞이지 않고 명확하게 구분되게 통과시켜 주어야 하고, 광원 또한 R와 G, B의 출력 파장이 명확히 구분된 광원을 써야 합니다.
◆왜 LCD의 색 재현율이 낮을까?
그렇다면 LCD의 색 재현율이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출력되는 색에서 R와 G, B가 명확하게 구분될수록, 그리고 그래프의 봉우리가 좁을수록 색 재현율이 높습니다. 색이 섞이지 않아야 원색을 더 명확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LCD의 광원은 R와 G, B 파장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각 파장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컬러필터가 영역별로 구분해주기는 하지만 출력되기 위해서는 컬러필터 파장과 입력 광원이 곱해진 값으로 나가기 때문에 광원 자체에서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으면 출력되는 빛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위 그림에서 우측 위의 LCD 컬러 스펙트럼을 보면 파랑의 출력은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초록과 빨강의 출력 극치는 높지 않고 주변 파장과 차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파랑은 순색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지만, 빨강과 초록은 원색에는 미치지 못한 빛을 출력하죠. 그래서 위 그림 좌측의 색 좌표계에서 빨강과 초록의 표현이 부족한 작은 삼각형을 구성할 수밖에 없답니다.
반면에 OLED의 컬러 스펙트럼을 보면 R와 G, B가 색상별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로써 섞이지 않는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단색상에 가까운 색은 색 좌표계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는데요. 이는 위 그림 좌측의 색 좌표계에서 더 큰 삼각형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삼각형 면적의 빛은 모두 디스플레이에서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표현해낼 수 있는 색의 반경 또한 더 넓어지겠죠?
◆색 재현율을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색 재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먼저 컬러필터에서 통과하는 빛의 파장을 더 좁게 하고, 다른 영역을 완전히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면 됩니다. 이러한 컬러필터 특성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컬러필터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광원과 조화가 되지 않으면, 빛의 통과량이 너무 적어 소비전력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컬러필터의 특성 개선에 맞는 광원의 조화도 중요하죠.
다른 방법으로 광원의 특성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흰 광원에서 R와 G, B의 출력 파장이 섞이지 않고 명확하게 구분되게 만들어 주는 거죠. 이렇게 되면 컬러필터에서 어울리는 높은 출력의 고순도 색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LED 백라이트의 흰 광원은 청색 LED(발광다이오드)에 황색 형광체를 조합하여 만드는데요. 앞서 얘기했듯이 빨강과 초록의 특성이 좋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광원의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LED와 형광체 자체의 특성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R와 G, B의 개별 LED를 사용하여 흰 광원을 만들어 색 재현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죠. 또 파랑 LED 광원 위에 빛의 파장을 변경하는 양자점을 사용하여 특성이 좋은 흰 광원을 만드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와 같은 방법도 있답니다.
아래 그림은 색 재현율을 올리는 두 방법 중 광원의 특성 변화를 이용한 예를 보여줍니다. 기존 광원보다 R와 G, B 파장별로 더 명확하게 구분되는 광원을 쓰니 같은 컬러필터를 사용해도 출력되는 빛이 색상별로 더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OLED에서 색 재현율을 높이는 방법은?
OLED는 컬러필터 없이 색상별로 색을 바로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입니다. 그래서 OLED의 색 재현율은 자체 재료에 의존적이죠. OLED의 재료 중 빨강과 초록은 특성이 좋아 색기준(NTSC) 100%가 넘는 영역을 표현할 수 있지만, 파랑 부분은 더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파랑 광원의 특성 개선을 위해 OLED에서는 여러 방법을 쓰는데요. 그 중에서 ‘미세공동효과’(Micro Cavity Effect)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위 그림은 푸른 OLED가 빛을 출력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전면발광(Top) 구조에서 OLED의 빛이 출력되는 가장 바깥쪽에는 음극(Cathode)이 있고, 양극(Anode)과 음극 사이에 걸리는 전위에 따라 OLED는 빛을 내보내죠. 이때 빛은 그냥 위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방으로 퍼지게 되는데요. 동일한 빛의 세기가 출력이 된다면, 빛이 전면으로 갈수록 사용자는 더 밝게 볼 수 있겠죠? 이러한 이유로 OLED의 후면인 양극은 반사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뒤로 출력되는 빛을 반사해서 앞으로 보내주게 되지요.
OLED의 전면인 음극이 투과막이 아닌 반투과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빛은 반사막과 반투과막 사이에서 특정 파장 아래 갇혀 있다가 반투과막 사이로 증폭되어 방출됩니다. 이렇게 미세한 공동(반투과막과 반사막 사이)에서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하면 발광 스펙트럼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요. 이를 미세공동효과라고 합니다.
이러한 효과를 이용하면 출력되는 빛을 정면으로 모을 수도 있고, 빛의 파장도 조절할 수 있답니다. 특정 파장에서 방출되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여 효율은 물론이고 색감을 향상시킬 수 있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동(cavity)의 두께, 반투과막의 정도, 그리고 OLED 층의 두께에 따라 파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공동현상을 이용해 위 그림의 좌측처럼 파랑의 빛 출력이 파장별로 널리 분포된 것을 개선하여 우측 그림처럼 고순도의 파랑을 출력할 수 있는 것이죠.
사실 무작정 색 재현율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입력되는 영상과 다른 색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탓이죠.
그렇더라도 색 재현율이 높은 디스플레이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색 재현율이 높은 디스플레이는 더 좁은 색 반경을 표현할 수 있도록 조율할 수 있지만, 색 재현율이 낮은 디스플레이가 더 넓은 색 반경을 표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는 영상도 더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으므로 디스플레이에서도 이에 맞춰 영상의 더 높은 색 재현율이 필요해졌습니다. 초고화질(UHD)의 색 재현율 기준은 ‘BT.2020’으로 기존 고화질(HD) TV의 ‘sRGB’보다 훨씬 넓은(172%) 색 공간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상 콘텐츠도 이 규격으로 만들어지겠죠.
물론 입력 영상보다 과도한 색 표현은 왜곡이 될 수 있어 색 재현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색 재현율이 높은 디스플레이는 이에 맞춰 조율할 수 있고, 사용자의 기호와 다양한 입력 영상에 맞게 표현할 수 있어 많은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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