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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공간이 시신 수습장소로"…고통에 시달리는 뉴욕지하철

입력 : 2017-08-16 10:55:00 수정 : 2017-10-17 17: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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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지하철 역무원들이 사상사고 후 업무공간에서 수습되는 시신들 때문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일이 발생한다고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료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최근 뉴욕포스트에 “전동차에 치여 죽은 이의 시신이 역무원 휴식공간에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재빠른 운행 재개를 위해 역무원들 공간이 시신용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처에 역무원들이 밥 먹는 곳이 있다면 거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지하철 역무원들이 사상사고 후 업무공간에서 수습되는 시신들 때문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미국 뉴욕포스트 캡처.


역장 경력 18년으로 5년 전 뉴욕지하철 1호선의 한 역사에 부임한 존스(52)는 아직도 그 일을 잊을 수 없다.

과거 존스가 근무하던 역에서 사상사고가 났는데, 뉴욕경찰 응급대책반이 시신을 근무자 화장실에서 수습하는 장면을 그는 목격했다. 대책반은 존스가 다가오는 줄도 몰랐고, 화장실 앞에 설 때까지도 안에 그들이 있다는 걸 존스도 몰랐다.

존스는 “내가 기억하는 건 그들이 검은 비닐봉지에 보랏빛의 무언가를 담고 있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화장실 광경이 잊히지 않아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역장 경력 25년의 테레사 그린도 2008년 4월, 자신이 근무하던 브루클린의 한 역에서 사상사고를 겪고는 구조반이 도착할 때까지 시신을 역무원 휴게실에 방치한 경찰관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역무원들이 이런 일을 감내해야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블라시오 뉴욕시장과 관계자들은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정책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시 예산 부족 때문에 대응 인력이 부족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뉴욕 교통당국 관계자는 “시신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 장소에서 수습된다”며 “지하철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존엄성과 재빠른 운행 재개는 우리가 늘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다”라고 말했다.

뉴욕시 관계자는 “출동, 수습시간 단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망한 이의 존엄성, 지하철 근로자들의 안정성 그리고 승객들이 편의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뉴욕경찰의 응급대책반만이 시신을 수습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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