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들이 발끈했다. 한밤중 귀가하다 납치당할 뻔한 여성 DJ의 '행실'을 지적하는 한 정치인의 차별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힌두 내셔널리즘을 표방하는 인도인민당(BJP) 소속인 이 정치가의 아들은 DJ의 뒤를 쫓아 납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정치인은 아들을 탓하기는커녕 “늦은 시간에 누가 밖을 돌아다니느냐”며 오히려 DJ를 비난해 현지 여성들 사이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 북부 찬디가르에서 DJ로 일하는 바르니카 쿤두는 최근 한밤중 집으로 돌아가다 차를 탄 채 뒤를 따라온 두남성에게 납치당할 뻔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덕분에 쿤두는 위기를 넘겼으며, 그를 따라온 남성중에는 인도인민당 소속 정치가의 아들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일자 해당 정치가는 아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대신 “누가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느냐”며 “그런 건 옳지 않은 행동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자들은 자정이 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자기 몸을 소중히 간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쿤두를 탓하는 발언을 남겼다.
쿤두를 쫓아간 남성들은 음주운전과 스토킹 그리고 납치 미수 등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가의 발언은 현지 여성 반발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어째서 늦은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면 안 되느냐며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여성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여성들은 ‘#AintNoCinderella’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늦은 밤 외출 준비가 끝났다는 뉘앙스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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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여성 DJ가 한밤중 귀가하다 납치당할 뻔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그의 뒤를 쫓아온 한 남성이 인도인민당(BJP) 소속 정치가의 아들로 밝혀졌다. 그런데 정치가가 아들을 탓하기는커녕 “늦은 시간에 누가 밖을 돌아다니느냐”며 오히려 DJ를 지적하는 발언을 남기면서 현지 여성들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 보수정당 국민회의파의 디비아 스판다나, 전직 인도 대통령 프라나브 무케르지의 딸 샤르미스다 무케르지 그리고 공영방송 저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파락 샤르마(사진) 등이 대표적인 참여자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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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여성 DJ가 한밤중 귀가하다 납치당할 뻔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그의 뒤를 쫓아온 한 남성이 인도인민당(BJP) 소속 정치가의 아들로 밝혀졌다. 그런데 정치가가 아들을 탓하기는커녕 “늦은 시간에 누가 밖을 돌아다니느냐”며 오히려 DJ를 지적하는 발언을 남기면서 현지 여성들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 보수정당 국민회의파의 디비아 스판다나(사진), 전직 인도 대통령 프라나브 무케르지의 딸 샤르미스다 무케르지 그리고 공영방송 저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파락 샤르마 등이 대표적인 참여자다. 트위터 캡처. |
인도 보수정당 국민회의파의 디비아 스판다나가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왜 여자들은 한밤중 나가면 안 되느냐”며 “누가 여성들의 통금시간을 정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스판디나는 그러면서 “그런 생각은 아주 덜떨어진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지인들에게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뒤 스판디나는 자신의 트위터에도 차를 타고 외출 중인 사진을 올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는 스판디나의 뒤를 이어 같은 해시태그가 붙은 다른 여성들의 사진이 이어졌다.
전직 인도 대통령 프라나브 무케르지의 딸 샤르미스다 무케르지도 있었다. 그는 “내가 밤 12시 이후에 밖에 나간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납치나 성폭행당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며 “존엄성은 늘 지켜져야 한다”고 트위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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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여성 DJ가 한밤중 귀가하다 납치당할 뻔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그의 뒤를 쫓아온 한 남성이 인도인민당(BJP) 소속 정치가의 아들로 밝혀졌다. 그런데 정치가가 아들을 탓하기는커녕 “늦은 시간에 누가 밖을 돌아다니느냐”며 오히려 DJ를 지적하는 발언을 남기면서 현지 여성들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 보수정당 국민회의파의 디비아 스판다나, 전직 인도 대통령 프라나브 무케르지의 딸 샤르미스다 무케르지(사진) 그리고 공영방송 저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파락 샤르마 등이 대표적인 참여자다. 트위터 캡처. |
공영방송 저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파락 샤르마도 동참했다.
샤르마는 “며칠간 얼굴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많은 위협을 받았다”며 “매춘부, 계집년 등의 말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샤르마는 “두렵지 않다”며 “어느 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라며 “한밤중 집에만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BBC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그들은 어떠한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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