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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없어 둥둥 떠다니는 섬 우리 자화상 같은 섬의 비밀은?

입력 : 2017-08-04 20:24:50 수정 : 2017-08-04 20: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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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지음/비룡소/1만원
플로팅 아일랜드/김려령 지음/비룡소/1만원


“사람들이 왜 우리 섬을 못 찾는 줄 알아? 우리 섬은 뿌리가 없어서 그렇대.”

여름만 되면 3박4일간 ‘거기서 거기’만 다녀오던 강주네 가족. 이번에는 아빠 회사의 신입사원이 자기 고향이라며 강력 추천한 ‘부유도’로 6박7일간 떠난다. 부유도는 뿌리 없이 둥둥 떠다녀 붙여진 이름이다.

배를 여러 번 갈아탄 끝에 섬에 도착한 강주네 가족이 처음 마주한 곳은 잿빛의 ‘하리마을’이다. 힘들게 언덕을 오르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번화한 거리가 강주네 가족을 맞이한다. 그러나 섬에 도착한 순간 휴대전화는 먹통이다. 대체 부유도는 어떤 섬일까. 섬의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강주네 가족이 하리마을에 갇혀 사는 초이 남매와 친구가 되면서 부유도는 환상적인 가면 안의 얼굴을 드러낸다.
하리마을 사람들은 자유롭게 마을 밖을 벗어날 수 없다. 공원에서 흐르는 샘물을 마시는 것도 금지다. 오로지 마을 안의 더러운 우물물만 마셔야 한다. 강주보다 어린 초이는 지게를 지고 쓰레기 나르는 일을 하며 언덕길을 수없이 오르내린다. 섬의 이중적인 모습과 사원을 중심으로 하리마을 사람들을 배척하는 어른들의 모습,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유발한 섬이 가진 비밀은 우리의 현실 속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신작 동화 ‘플로팅 아일랜드’는 부유도로 떠난 강주네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가 그린 부유도는 우리 마음속을 떠다니는 섬이기도 하다.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강주의 시선을 통해 작가는 세상이 평범한 사람들이 이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 각자가 사는 섬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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