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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조기 레임덕' 트럼프, 北과 전쟁 일으킬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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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01 13:40:58 수정 : 2017-08-01 13: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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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 만에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정부는 여당인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정국 구도 속에서 지난 6개월간 중요한 입법 실적을 단 한 건도 올리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정의 컨트롤 타워인 백악관은 내전 상황이다. 레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이 쫓겨났다. 이들을 몰아낸 트럼프의 측근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31일(현지시간) 취임 10일 만에 낙마했다. 신임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이 취임 첫날 군기 잡기 차원에서 스카라무치부터 손을 봤다.

트럼프 정부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면서 북한 등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 혼란 속 전 세계 위험 증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에 의해 포위돼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 법안 의회 통과를 계기로 미국 외교관을 대거 추방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미·러 양국이 신냉전 시대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 해법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처를 강구할 예정이다. 미·중간 통상 전쟁도 곧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국내외에서 동시 다발로 터지고 있는 지뢰밭을 헤쳐가야 할 입장에 처했다. 문제는 국내 정책 분야에서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고, 대외 정책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현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하고,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 방안이 전쟁이라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가 전쟁 상대로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는 북한이라고 서방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의 기능 마비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의 동시 다발 도전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 모든 문제를 조장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워싱턴이 기능 마비 상태에 빠져 이 같은 사태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이 강조했다. WSJ은 “대통령이 현재 트럼프처럼 허약해 보이고, 관심이 분산돼 있으며 궁지에 빠져있으면 국제적인 현안이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적들은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있으면 과감한 도전 충동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오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 역시 국내 정책 분야에서 궁지를 벗어나려고 해외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WSJ이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객전도’(wag the dog) 전략을 동원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은 결코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지 않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해외에서 희생의 제물 찾기

미국의 언론 매체 ‘슬레이트’(Slate)는 이날 ‘어찌할 도리가 없는 트럼프는 위험한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에서 득점할 수 없는 트럼프가 해외에서 영광을 노릴 수 있고, 그것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슬레이트는 “군사 행동은 트럼프가 열망하는 국민적 지지를 끌어낼 가능성이 크고, 트럼프가 이미 지난 4월에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한 차례 재미를 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 이외의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유일한 사례가 시리아에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퍼부었을 때이다. 해외에서 전쟁을 위해 미군을 파견할 때에는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국민의 눈에 비치게 마련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군사 작전을 감행하려 해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죽음의 백조’ B-1B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전개하도록 명령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과 대화를 얘기하는 것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슬레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전쟁 명령을 내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좌절감에 빠져들수록 전쟁의 위험성은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와 트럼프

영국의 언론 매체 인디펜던트(Independent)는 “북·미간 긴장이 고조는 트럼프가 미국 내 갈등에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치인은 전쟁을 위해 병력을 투입할 때 명성을 얻거나 그 정반대로 명성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적 관심을 돌리려고 먼 곳에서 군사 행동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미국인이 동점심을 보일 리 없어 ‘악역’의 적임자라고 이 매체가 주장했다. 그런 김정은이 ICBM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면 그를 공격할 명분이 생긴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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