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간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시간 있을 때 혼술남녀, 질투의 화신이라는 드라마나 삼시세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은 늘 베일에 가려 있다. 그가 청와대 관저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 발생 당일처럼 청와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머무른 날이 많아 관저에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 때 박 전 대통령이 TV 드라마에 푹 빠져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정규제 TV와 인터뷰에서 이런 소문에 “드라마 많이 볼 시간은 없다”면서 “그런 식으로 보냈다면 지금껏 여러 가지 일들을 해왔는데 해낼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에 평균 5시간 TV를 시청한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침실에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텔레비전을 보고,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틈만 나면 TV를 쳐다보며 저녁에 잠을 자기 전에도 TV를 본다고 WP가 전했다. WP는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건너편에는 조그만 식당(dining room)이 있고, 여기에 텔레비전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서 TV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2일 러시아 스캔들로 백악관이 엉망진창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백악관은 완벽하게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건강보험, 감세, 세재 개혁, 등 많은 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텔레비전을 볼 시간이 거의 없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일정표 등을 분석해 그가 어느정도 텔레비전 시청에 빠져 있는지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 케이블 뉴스를 주로 시청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그는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뿐 아니라 입만 열면 ‘가짜 뉴스’라고 맹공을 퍼붓는 CNN도 보고 있으며 경제 채널인 폭스 비즈니스와 CNBC 방송을 자주 본다고 WP가 전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루해지면 텔레비전을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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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스카버러(왼쪽)와 미카 브레진스키. |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은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트위터로 트윗을 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MSNBC의 ‘모닝 조’ 프로그램도 자주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최근 모닝 조의 공동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를 ‘지능이 낮은’ ‘미친’ ‘사이코’ ‘성형 수술로 피를 몹시 흘리고 있던’ 등의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하기도 했다.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TV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의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 평균 5시간 TV를 시청하는 것은 50∼64세 미국인 연령대의 평균 시청 시간과 같다”고 지적했다. 애틀란틱은 “미국인 중 65세 이상 연령층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약 7시간이기 때문에 현재 만 71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연령대의 미국인보다는 TV 시청 시간이 적다”고 꼬집었다.

미국 언론은 현직 대통령에 늘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낸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참모들은 대통령의 ‘심기 경호’를 위해 TV를 보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은 재임 시절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았다고 애틀란틱이 보도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TV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 영화배우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으로 그는 하루 평균 1시간 가량 TV를 봤다고 애틀란틱이 전했다.
클린턴과 오바마는 스포츠광이다. 이 때문에 클린턴과 오바마는 대학 농구와 미식 축구의 주요 경기를 중계하는 TV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했다. 조지 W. 부시 역시 스포츠 중계를 즐겨 보았다고 한다. 그의 부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았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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