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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역사 거론하자 시진핑 굳은 표정 풀려

입력 : 2017-07-11 18:55:14 수정 : 2017-07-11 18: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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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뒷얘기/習, 처음 15분간 中 입장만 설명/文, 즉흥적 이야기로 주도권 잡아/푸틴과는 ‘강렬한 시선’ 대결 벌여/총 10회 정상회담… 휴게실 개최도
문재인 대통령의 첫 다자 정상외교 무대였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러시아·일본 정상과 각각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독일 방문기간 중 독일 대통령·수상과의 별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휴게실에서 만나 약식으로 진행된 한·캐나다 정상회담까지 합쳐 총 10회의 정상급 회담을 소화했다.

긴장감이 가장 높았던 회담은 역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대좌. 회담 시간이 총 40분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시 주석은 굳은 표정으로 무려 15분 동안 중국 측 입장을 죽 늘어놨다. 비로소 발언 차례가 오자 문 대통령은 애초 준비된 바 없던 역사 이야기를 꺼내 수행원을 긴장시켰다. “중국 대륙과 한반도가 사이가 좋을 때 양측이 모두 상생 발전했다”며 통일신라와 당, 고려와 송, 세종 초기 조선과 명을 거론한 것이다. 역사 애호가인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역사에 관심이 깊다는 시 주석이 귀 기울여 들으면서 팽팽했던 회담장 긴장이 풀렸다는 게 배석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시 주석이 처음부터 회담을 주도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지만 주도권이 일단 문 대통령에게 완전히 넘어가자 그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그러다 회의 막판에 다시 해야 할 얘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적어온 걸 마저 죽 읽었다”고 전했다.

기싸움이 벌어진 건 한·러 정상회담도 마찬가지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회담 서두부터 준비해온 메모를 20분 정도 일방적으로 읽었다. 그 내용은 대부분 상호 관심사안으로, 러측이 이번 회담에 관심도 크고 준비도 많이 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한다. 또 푸틴 대통령은 특유의 강렬한 시선으로 문 대통령을 여러 차례 쳐다봤고, 이에 문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는 눈빛으로 응대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점점 분위기가 좋아지며 회담 종반에 양 정상은 “앞으로 매년 한 번씩 무조건 보자”고 말할 정도로 의기투합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경우 인권변호사로서 쌓은 논리 대결 경험이 많은 문 대통령이 시종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압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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