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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왼쪽),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는 조만간 본회의를 열어 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표결한다. |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직 대법관 중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이는 조희대 대법관이다. 그는 지난 2014년 2월20일 이뤄진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총 투표수 234표 가운데 찬성 230표, 반대 4표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 찬성율이 무려 98.3%로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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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왼쪽), 조희대 대법관. 이들은 현직 대법원장 및 대법관 가운데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각각 가장 많은 찬성표,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
찬성율은 조 대법관이 제일 높지만 표결에서 찬성표를 가장 많이 얻은 이는 따로 있다. 권순일 대법관이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14년 9월3일 이뤄진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총 투표수 242표 중 찬성 233표, 반대 5표, 기권 4표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찬성률은 96.3%로 조 대법관의 98.3%보다 조금 낮으나 찬성표는 233표로 조 대법관이 받은 230표보다 오히려 많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권 대법관은 조 대법관과는 달리 법원행정처에 오래 근무하며 사법행정 분야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지냈는데 둘 다 업무상 국회의원들과 접촉할 일이 많은 자리다.
이들 외에 김용덕 대법관 겸 중앙선거관리위원장(97.6%), 박보영 대법관(96.2%), 박상옥 대법관(95.6%), 김재형 대법관(94.3%), 김소영 대법관(94.1%), 양승태 대법원장(92.7%)이 90%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국회 임명동의 관문을 통과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불거질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영한 대법관은 지난 2012년 8월1일 이뤄진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당시 총 투표수 270표 중 찬성 226표, 반대 39표, 기권 5표로 찬성률이 83.7%에 그쳤다.
고 대법관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이로 이기택 대법관(68.5%), 김창석 대법관(64.1), 김신 대법관(60.0%)이 있다. 이들 중 김신 대법관은 지난 2012년 8월1일 이뤄진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총 투표수 270표 중 찬성 162표, 반대 107표, 기권 1표로 반대표가 100표를 넘었다. 현직 국회의원의 3분의1 이상이 그의 대법관 임명에 반대한 것이다. 대법관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이렇게 반대표가 많이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찬성률이 낮은 대법관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 이기택 대법관은 병역면제를 받고 미성년자인 자녀 명의로 주식투자를 한 점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창석 대법관은 2008년 조준웅 특별검사가 220억원대 배임 혐의로 기소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건 항소심을 맡아 집행유예를 선고해 ‘봐주기 판결’ 논란을 빚었다. 김신 대법관은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편향된 듯한 언행으로 다른 종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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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왼쪽), 박상옥 대법관. 김 대법관은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현직 대법원장 및 대법관 중 가장 낮은 60%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박 대법관은 고작 151표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
야당 의원 거의 대부분이 아예 표결에 불참해 총 투표수는 고작 158표에 그쳤다. 이처럼 사실상 여당만 참여한 표결에서 박 대법관은 찬성 151표, 반대 6표, 무효 1표를 기록했다. 가까스로 의결 정족수를 채운 투표에서도 그나마 전체 국회의원의 절반(150명)보다 딱 1표 많은 151표로 겨우 임명동의를 받은 것이다. 비록 찬성률은 95.6%에 달했으나 그의 대법관 임명에 반대한 야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면 찬성률이 몇 %대로 떨어졌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재연·박정화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 자질 면에선 별다른 하자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조 후보자는 세 딸의 조기 해외유학과 부인의 음주운전 전력, 박 후보자는 사법개혁 등 현안에 대한 무소신이 각각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곧 이뤄질 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찬성률이 과연 몇 %나 나올지 법조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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