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6개 종합병원 환자들로부터 대장균 등 8종의 병원체(1만586주)를 수집해 실시한 내성 검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인 ‘GLASS’에 국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됐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황색포도알균의 71.2%가 제3세대 항생제인 세프타지딤에 내성을 보였다. 10명 중 7명에게 이 항생제는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대장균의 10.6%와 폐렴막대균의 26.2%도 세프타지딤에 내성을 보였다.
항생제 내성률이 높을수록 현존 약물로는 감염병 치료가 어려워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2만3000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각종 감염병 치료에 널리 쓰이는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에도 대장균의 43.9%와 폐렴막대균의 28.5%, 황색포도알균의 75.5%가 내성을 보였다.

겐타마이신에 대한 아시네토박터균의 내성률은 62.0%였고, 황색포도알균 40.9%, 대장균 30.0%, 폐렴막대균 17.3%를 기록했다. 아시네토박터균 감염 환자의 경우 10명 중 6명이 겐타마이신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다.
항생제 내성률은 병원감염이 지역사회감염보다 높게 나타났다.
환자로부터 병원체를 채취하는 시기가 병원 입원 2일 이후면 병원감염으로 보고 2일 이전이면 지역사회감염으로 본다. 황색포도알균은 병원감염의 69.4%, 지역사회감염의 37.5%가 세폭시틴에 내성을 보였고 대장균은 병원감염의 82.2%와 지역사회감염의 61.5%가 앰피실린에 저항했다. 당국은 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전이되거나 장기 입원환자에게 항생제가 지속적으로 처방돼 병원감염의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주요 병원체의 항생제 내성률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항생제 내성균 차단을 위해 국가적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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