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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발 청년’ 우상혁, 높이뛰기 기대주로

입력 : 2017-06-05 20:47:49 수정 : 2017-06-05 2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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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0㎝넘어 세계선수권 출전권
매년 기록 경신 도쿄올림픽 활약 예고
“경기 당일이 아버지 생신이었어요. 결과로 보답하려고 일부러 전화 안 했죠.”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짝발 청년’ 우상혁(21·서천군청)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만큼 우상혁은 지난 4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오는 8월 런던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인 2m30㎝를 넘겨 아버지 우경원(55)씨에게 선물을 반드시 안겨드리고 싶었다. 잘생긴 얼굴에 삭발 투혼까지 얹어 결의를 다진 우상혁은 결국 3차 시기에서 2m30㎝를 훌쩍 넘긴 뒤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에게 달려가 안겼다.

장기 침체기에 빠진 한국 육상에서 유일하게 런던행을 확정지은 우상혁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간 승리의 본보기다. 우상혁은 8세 때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오른발(270㎜)이 왼발(275㎜)보다 현저히 작다. 여타 높이뛰기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188㎝)도 걸림돌이다.


우상혁(서천군청)이 4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부 높이뛰기 결승에서 3차시기 2m30㎝를 뛰어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를 지도한 윤종형 감독은 무턱대고 육상부를 찾아온 우상혁에게서 가능성을 봤다. 우상혁은 달리기가 느렸고 다리가 긴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릴 때 택견을 수년간 배운 덕분에 특유의 유연성이 좋았다. 윤 감독은 “한국 전통 무술을 해서 발놀림이 매우 빨랐다. 빨리 못 뛰더라도 승부를 걸 수 있는 종목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타고난 승부욕도 경기력을 향상하는 요소다. 우상혁은 대회에서 조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집에서도 이불을 깔고 밤샘 연습에 매진한다. 우상혁은 “남들이 공부하는 것처럼 나도 높이뛰기를 항상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고자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우상혁의 노력은 눈부신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상혁은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10년 만에 동메달을 따내며 전망을 밝혔다. 또한 매년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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