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정씨를 태운 대한항공 KE926편은 이날 오후 2시40분 (이하 한국시간)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정씨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국적기에 올랐다.
▲ 31일 4시08분 체포영장 집행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에서 파견된 5명의 호송요원들은 정씨가 한국 국적기를 탑승한 31일 새벽 4시8분 기내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집행기간이 2023년까지인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인계한 바 있다.
검찰은 6월2일 오전 4시8분까지 48시간 동안 정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정씨 조사는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와 첨단수사1부가 맡는다.
▲ 유럽서 밝은 모습이었던 정유라, 수갑차자 시무룩
윙크하는 스마일 얼굴이 그러진 흰색 티셔츠 차림의 정씨는 암스테르담에서 대한항공기에 오를 때까진 밝은 모습<사진>이었다.
덴마크 당국과 네덜란드 당국도 정 씨를 일반 승객이나 취재진과 맞닥뜨리지 않도록 '특별대우' 했다.
다음 항공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일반 승객이 접근하지 못하는 공항 보안구역의 별도 시설에서 머물렀다.
호송팀은 31일 오전 4시8분 정씨에게 미란다 원칙 등 유의사항을 알려준 뒤 수갑을 채웠다
그러자 정씨는 금새 시무룩해졌다.
검찰은 대한항공의 협조를 받아 정씨 자리를 이코노미석 항공기 왼편 맨 뒤에서 두 번째 줄 창가 자리로 잡았다.
옆자리에 여성 검찰 수사관이 앉는 등 검찰관계자들이 정 씨를 포위하듯 빙 둘러 앉았다.
정 씨는 수갑이 채워진 손을 담요로 가린 채 창밖을 응시하며 다른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애써 피했다.
▲ 질문에도 묵묵부답,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정씨는 한국으로 오는 내내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난 1월 올보르 법정에서 "나는 모른다, 모든 것은 엄마가 다 했다"며 묻지도 않는 내용까지 말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대한항공 승무원은 기내방송을 통해 "기내에서 모든 사진 촬영은 금지되며 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라며 최씨에 대한 사진촬용을 하지 말 것을 알렸다.
대한항공은 정씨 좌석에서 가장 가까운 왼쪽 맨 뒤 화장실에 '사용불가(수리요망)'이라고 적은 빨간 스티커를 붙여 일반 승객들의 이용을 금지했다.
정씨는 수갑을 찬 손으로 직접 세관 신고서를 작성했으며, 검찰은 식사를 할 때와 화장실 갈 때만 수갑을 풀어줬다. 정씨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엔 여성 검찰 수사관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정씨는 비행 내내 쉽게 잠을 청하지 못했으며 K-팝 뮤직비디오를 보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이륙 한 시간이 지나 제공된 첫 번째 기내식인 비빔밥을 절반도 먹지 않았다.
착륙 두 시간여를 앞두고 2차 기내식이 제공됐을 때는 흰쌀죽을 골랐지만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MBC 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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