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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승부차기룰 ‘ABBA’식 승패의 변수로

입력 : 2017-05-30 21:01:48 수정 : 2017-05-30 23: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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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서 첫 적용 / 기존 ‘ABAB’방식 선축팀 유리 / 오랫동안 공정성 논란에 시달려 / 승부차기 전반 변화 불가피해져 / 키커 배치 등 치열한 수싸움 예고 / 선축팀 첫번째 키커 막중한 책임 /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 더 커질 듯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 대형 축구이벤트에서 살 떨리는 박빙 승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이 승부차기다. 그러나 승부차기는 오랫동안 불공정 논란에 시달렸다. 먼저 슈팅을 성공시킨 뒤 상대팀의 결과를 차분히 기다릴 수 있는 선축팀에 유리한 결과가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승부차기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26차례 진행됐다. 이 중 선축팀이 승리한 횟수는 16차례로 승률은 61.5%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브라질과 칠레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 골키퍼 훌리우 세자르가 칠레 키커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이번 U-20월드컵에 승부차기 때 양 팀이 순서를 바꿔가며 차는 아바(ABBA) 방식이 도입돼 변수가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AP연합뉴스
이처럼 승부차기에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자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승부차기 방식에 칼을 댔다. 지난 3월 연례정기회의에서 새로운 승부차기 시스템을 2022년까지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새 시스템은 동전 던지기로 선·후축을 결정한 뒤 A팀-B팀-A팀-B팀 방식으로 번갈아 차는 기존과 달리 A팀-B팀-B팀-A팀 방식으로 매 턴마다 선·후축이 바뀐다. 스웨덴의 전설적 그룹 ‘아바(ABBA)’의 이름을 따 ‘아바 방식’으로 불린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FIFA에 앞서 새 승부차기 규정을 시범도입해 운영했다. 새 방식은 지난 11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17세 이하 유럽여자축구선수권 독일-노르웨이의 준결승전에서 처음 적용됐다. 
유럽에 이어 FIFA 주관 대회에서도 ‘아바’가 본격 시행된다. 그 첫 번째 시험무대가 이번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됐다. 대회 조직위는 30일 “FIFA는 이번 U-20 월드컵에서 기존 승부차기 방식 대신 아바 방식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바 방식 도입으로 승부차기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승부차기에 전략이 가미될 여지가 훨씬 커졌다. 단순히 페널티킥 잘 차는 선수를 순서대로 내세우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선후축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변수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바 방식이 처음 적용된 경기인 U-17 유럽여자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 발생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1~3번 키커가 연속해서 실축을 했지만 결국 3-2로 결과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에이스 키커를 어떤 타이밍에 내세워야 하는지 출전팀들의 머리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새 방식에서는 선축팀 첫 번째 키커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김병지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선축팀이 첫 슈팅을 넣지 못하고 상대팀이 두 번 연속 골을 성공시키면 0-2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두 번 모두 골을 넣어야 동점을 만들 수 있다”며 “과거에는 1골 차 승부가 이제는 2골 차 승부가 될 수 있어 선수들이 겪는 심리적인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된다. 따라서 특히 선축팀 첫 키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골키퍼가 연속으로 슈팅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관해선 “체력이나 집중력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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