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일부 기자들에게 "곧 출국합니다"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항 오늘 길, 따가운 여름 햇살조차 시원하기는 처음이다.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며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더 비우고 더 깨닫고 오는 혼자만의 여정"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이라는 시를 인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는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 여기까지 온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런던을 거쳐 뉴질랜드로 갈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관저로 양 전 비서관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으며, 이 자리에서 양 전 비서관이 강력히 '2선 후퇴' 의지를 밝히자 문 전 대통령이 이를 존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정부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행여 제기될 수 있는 '비선 실세' 논란에 쐐기를 박기 위해 외국에서 장기간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비서관이 상당 기간 외국에 머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 전해철 의원과 함께 문 대통령 측근그룹인 이른바 '3철' 중 하나로 불리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앞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출국했다.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패권, 비선 측근, 3철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활용하는 주장에 대해 이제는 스스로 자유로워지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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