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정상회담 중재를 요청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내용은 친서에 담겨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주교가 문 대통령 친서가 아닌 구두 형식으로 교황에게 남북대화 중재 요청을 전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김 대주교 간 대화 내용이라 참모들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김 대주교와 교황이 대화한 뒤 공식적인 바티칸의 브리핑이 있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면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이 그동안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 등에 상당한 막후 역할을 한 것 등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친서가 교황에게 남북정상회담이나 북핵 문제를 푸는 협상 등에서 중재 역할을 해 달라는 부탁으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한 김 대주교는 25일까지 로마에 머물며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 및 한국과 교황청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하는 것을 고려하면 특사단과 교황의 만남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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