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만간 돌고래와 인간이 소통하는 날이 도래할까.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돌고래의 언어를 해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0일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털트렌드 등은 스웨덴의 신생 기업 가바가이(Gavagai)가 언어 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돌고래의 언어를 이해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바가이 측은 스웨덴왕립공대(KTH)와 함께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방대한 양의 돌고래 언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현재 수도 스톡홀롬에서 약 144.8㎞(90마일) 떨어진 야생동물 공원에 있는 큰돌고래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들이 내는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돌고래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연구는 2021년까지 가비가이가 자체 개발한 언어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행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돌고래 언어를 해석하는 것은 외국어를 해석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는 돌고래가 사람과 같이 단어로 구성된 문장을 쓰고, 서로 말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비가이 측은 돌고래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장구조를 파악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연구진은 돌고래가 말하는 텍스트(문장이 모여 이루어진 한 덩어리의 글)에 중점을 두고 이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각 단어의 뜻을 비교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단어를 들은 다른 돌고래가 어떤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지도 연구해 부정적 뉘앙스인지, 긍정적인지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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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돌고래의 언어를 해석하는데 도전하고 있는 스웨덴 스타트업(신생 벤처) 가비가이의 로고. 사진=가비가이 |
KTH의 언어기술 교수이자 가바가이의 공동 설립자인 저시 칼겐은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돌고래는 매우 복잡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라며 “프로젝트 목표 기간인 2021년까지 돌고래 언어를 해석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바가이의 최고경영자(CEO) 라스 햄버그는 “돌고래 언어에 관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새와 고양이 등 다른 동물의 언어를 해석하는 데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과학 매체 퓨처리즘은 돌고래의 언어 연구는 동물학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넘어 향후 우주 개발 사업 등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퓨처리즘 측은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외계 생명체를 발견했을 때를 떠올려 보라”며 “가바가이의 프로젝트가 우주의 생명체들과 인간의 의사소통을 돕는 기술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becreative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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