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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생물다양성 어떻게 지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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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0 21:48:22 수정 : 2017-05-10 21: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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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환경 훼손… 생물다양성 감소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 구축해야
다가오는 22일은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의 날은 생물종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존을 위해 제정됐다. 생물다양성은 지구라는 별을 다른 별과 달리 지금처럼 온화하고 안정된 별로 가꾸어온 실체이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산소로 오존층을 이뤄 물속에만 갇혀 지내던 생물을 보다 다양한 환경을 가진 육상으로 끌어올려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한편에서는 생물다양성을, 다른 한편에서는 환경 개선을 이루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물다양성이 그 혜택을 받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 이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멸종 현상을 지구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 지각 있는 사람들이 지구를 위기에서 지켜내기 위한 노력으로 생물다양성 국제협약을 이끌어냈고, 생물다양성의 날도 제정한 것이다.

그러면 세계 각국은 왜 생물다양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필요한데, 생물다양성은 모든 생명체의 풍부한 정도 즉 생물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가를 의미한다. 그 종류는 생물을 구분하는 기본단위가 되는 종(species)이 될 수도 있고, 같은 종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 유전자(gene)나 그 종들을 담고 있는 그릇인 생태계(ecosystem)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할 때 다양한 종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종이 여러 환경에서 자랄 때 유전자의 다양성이 높아져 높은 생물다양성을 갖추게 된다.


이창석 서울여대 교수·생태학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간 확보를 위해 다른 생물이 사는 공간을 빼앗았고, 그 공간을 훼손해 환경의 질을 낮췄다. 이에 더하여 사람들은 생물을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환경을 손상시키거나 생태계의 균형을 무시하고 교란해 생물다양성을 감소시켜 왔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유발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총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물다양성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우선 우리의 식량자원이 생물다양성에 기원한다. 지금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벼나 밀도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야생종 중에서 적당한 종을 고르고 개량해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주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환경 변화로 야생의 다양한 생물 중에서 또 다른 식량자원을 끊임없이 개발해 내야 한다. 식량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질병을 고쳐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요구되는 다양한 의약품을 우리는 생물다양성에서 찾아내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소재로 삼은 생약은 약의 복용으로 일어나는 부작용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적 이용도 다양하게 이루어져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주도할 기세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으로부터 얻어내는 이익이 매우 크기에 그 이익의 분배를 생물다양성협약 문서에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태적 서비스 기능을 통해 이뤄내는 생태적 안정이다. 생물다양성이 발휘하는 생태적 안정화 기능은 국지적으로도 작용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공간이 쾌적한 환경이 되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적합한 환경이 된다. 물론 생물다양성은 현재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미세먼지도 걸러낼 수 있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은 인류 생존의 문제이며 지속가능 발전의 중요한 터전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오직 경제자원으로서의 생물다양성과 그 이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더 늦기 전에 생물다양성을 감시하고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 구축과 현명한 토지 이용을 통해 생태요소를 다양화할 때 더 큰 이익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이창석 서울여대 교수·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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