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1100만 표심은 반영 안 돼

지난해 총선 때만 해도 새누리당이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사전여론조사는 보기좋게 빗나간 바 있다. 하지만 사전여론조사와 달리 출구조사는 이미 기표한 유권자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적중률이 높은 게 대체적이다. 이에따라 출구조사의 당선자 예측이 그대로 개표를 통해서도 드러날지, 아니면 미국 대선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투표 경우처럼 결과가 뒤바뀔지 여부도 이번 대선의 또다른 관전포인트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8시 선거가 끝나면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출구조사는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MBC 조사가 실제와 거의 일치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선거를 봐도 출구조사는 당선자를 모두 맞췄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17대 이명박 대통령, 18대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선에선 모두 출구조사 결과대로 해당 후보의 순위가 그대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48.9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당시 지상파 방송 3사가 각각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KBS가 49.1%, SBS가 48.2%, MBC가 48.4%로 거의 정확하게 맞춘 것을 알 수 있다. 46.58%를 득표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도 46.8%(KBS), 46.7%(SBS), 46.9%(MBC)로 예측했다. 이도 역시 소수점 이하 차이만 났을 뿐이다.
2007년 17대 대선에선 KBS와 MBC가 함께, SBS가 단독으로 출구조사를 벌였다. 48.67%를 얻은 이명박 대통령은 KBS·MBC 합동 출구조사에서 50.3%, SBS에서 51.3%의 결과를 받았다. 두 곳 모두 실제 득표율보다 높은 결과가 나왔지만 당선자는 정확히 예측했다. 26.15%에 그친 2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KBS·MBC 합동 출구조사 26.0%, SBS에서 26%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예측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결과였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지상파 3사가 합동으로 출구조사를 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0.1%,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48.9%의 출구조사 결과를 받았고 실제로는 박 전 대통령이 51.55%, 문 후보가 48.02%를 득표했다.
이에 이번 대선의 결과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출구조사가 정확하기 위해선 지역과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해 고른 표본을 추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 표본 추출이 왜곡될 우려가 크다는 평가다. 또 법적으로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다. 조사 결과에 따라 본 투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5일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 1107만여명(사전투표율 26.06%)이 사전투표를 했다. 전체 투표율이 75~80%라고 가정할 때, 3분의 1의 표심은 모른 상태에서 출구조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따라서 이전 대선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미국 대선과 영국 브렉시트 찬반 투표는 모두 예측과 반대 결과가 나왔다. 미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1∼6% 차로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역시 잔류가 탈퇴보다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과는 탈퇴 51.9%로 잔류(48.1%)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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