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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스키, 소주처럼 주문하자고?"

입력 : 2017-05-01 09:00:00 수정 : 2017-04-28 1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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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 더블유 시그니처. 디아지오코리아 제공
"맥주 한 병 주세요~ 소주 한 병 추가요!"

이는 몇 년 전까지는 굉장히 흔했던 주문방법이지만, 지금은 "처음처럼 주세요~ 참이슬 한 병이요!"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혹자는 특정 기업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다른 쪽에서는 소비자의 취향이 분명해졌다는 말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몇 년째 특정 소주만을 마신다는 애주가도 눈을 가려놓으면 구분을 못하는 것이 사실.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주나 맥주의 특별한 선호도가 생겨나면서 광고 모델과 디자인 같은 세부적인 부분에서도 각 브랜드별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변치 않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지 않는 시장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바로 위스키 시장이다. 위스키 시장이 매년 줄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부서 회식의 백미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위스키는 여전히 의미가 크다.

위스키를 주문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숙성연수 위주다. 12년이나 17년을 주문하면서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불과 몇천원짜리 소주나 맥주에는 까다롭게 취향을 드러내면서, 정작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위스키는 소비자의 취향대로 주문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스키는 업소 종업원이나 관계자들이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이 굉장히 크다며 위스키 업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싱글몰트 위스키 바이블 저자이자 국제주류품평회 증류주 심사위원인 한국위스키협회 유성운 사무국장은 “위스키 보다 맛과 향을 구별하기 힘든 소주도 자신의 기호에 따라 주문을 하지만, 정작 소주 값보다 훨씬 비싼 위스키를 선택 할 땐 자신의 결정권을 포기하는 게 현재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소비자의 특성"이라고 꼬집었다.

유 사무국장은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팁 몇 가지만 알아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제대로 된 위스키를 고르는 3가지 방법을 추천했다.

첫번째는 원액(원산지)이다.

전세계에서 위스키를 가장 많이 만들고 유명한 나라는 5개다. △스코틀랜드(스카치위스키) △미국 (버번위스키) △아일랜드(아이리쉬 위스키) △일본(재팬 위스키) △캐나다(캐내디언 위스키) 등 생산국에 따라 위스키의 명칭과 특징이 정해진다.

이 중 가장 유명하고 많이 판매되는 위스키는 역시 스카치위스키. 스카치 위스키는 피트라는 일종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제조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풍미와 특유의 훈연향이 특징이다. 버번위스키를 대표로 하는 미국의 위스키는 옥수수를 주로 사용해 단맛이 강한 편이며, 마시기 편한 것이 특징이다.

아일랜드 위스키는 스카치위스키와 그 역사에 대해 논쟁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위스키로, 스카치위스키와 달리 맥아를 건조할 때 피트대신 석탄을 사용해 드라이하고 농후한 향이 특징이다. 캐내디언 위스키는 가장 경쾌하고 향이 적은 편으로 칵테일 베이스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일본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제조방식을 그대로 사용해 비슷한 특징을 갖지만 피트의 사용량은 적어 훈연향은 좀 덜한 대신 독특한 풍미를 가져 마니아 층이 꽤 있는 편이다.

두번째는 숙성연도다.

숙성연도는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위스키 구분방법 중 하나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소비자는 드물다. 위스키를 블렌딩 할 때 사용되는 위스키 원액 중에서 숙성연도가 가장 낮은 원액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숙성연도가 표기되지 않은 제품이라고 저급한 제품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마스터 블렌더가 표현하고 싶은 맛을 자유롭게 구현하기 위해 숙성연도에 제한 없이 만들어지는 위스키도 많기 때문. 조니워커 블루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그 누구도 조니워커 블루의 완성도에 대해 숙성연도 표시가 없다는 이유로 폄하하지는 않는다. 다만 숙성연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는 제품의 경우에는 마스터 블렌더나 원액을 사용한 증류소 등의 정보를 참고하면 좋다.

세번째는 마스터 블렌더이다.

마지막 기준은 '위스키의 지휘자'라고 볼 수 있는 마스터 블렌더이다. 앞서 숙성연도 미표기 제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마스터 블렌더를 예로 들었지만, 숙성연도와 관계없이 마스터 블렌더의 역할은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원액을 고르는 일부터 적당한 비율로 블렌딩하여 맛을 찾아가는 과정은 하나의 예술로 평가받기도 한다. 유명한 마스터 블렌더가 만든 위스키는 그래서 믿고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준은 싱글몰트 위스키나 블렌디드 위스키는 물론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저도 위스키에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고 유 사무국장은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세계 1위 위스키 기업 디아지오에서 출시한 저도 위스키(스피릿드링크) '더블유' 시리즈를 보면, 세 제품 모두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제품이면서 더블유아이스와 레어의 경우에는 연산이 표기되어 있지 않고, 더블유 시그니처는 연산이 표기되어 있다.

또 모두 공통적으로 더글라스 머레이라는 유명 마스터 블렌더가 참여했다. 특히 시그니처의 경우 이례적으로 더글라스 머레이 외에도 크레이그 월레스, 캐롤린 마틴 등 마스터 블렌더 3명이 참가했다.

이처럼 3가지 기준에 따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찾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밖에도 더 많은 기준이 있지만, 소비자가 위스키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이 3가지만 잘 알고 있어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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