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에서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방안에 따르면 8번 교과학습발달상황의 경우 ‘학습결과중심 기록에서 교과(목)별 성취기준에 따른 학습 과정 및 성취도 중심으로 기록’하도록 기재 방식이 변경됐다. 9번 독서활동상황은 ‘교사의 관찰·확인의 한계가 있는 독서 성향 등은 기재하지 않고,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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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대입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항목 및 내용이 크게 바뀌므로 수험생은 변경된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사진은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진로 관련 서적을 살펴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학생부 8번 항목인 교과학습발달상황은 크게 두 가지 세부항목으로 나뉜다. 먼저 우리가 내신성적이라고 알고 있는 교과성적항목과 교과담당 교사가 작성하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구분된다. 이런 까닭에 일부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교과성적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학생부교과전형처럼 교과성적만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려고 한다.
모두 학종에 대한 오해다. 먼저 교과성적 부분은 정량평가 외에 정성평가도 실시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일부 학종에서는 교과성적이 정량적으로만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교과 ××%’로 명시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교과성적은 대체로 정성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 등을 평가하게 된다.
예컨대,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2.5/2.5/2.5등급을 얻은 학생과 3.5/2.8/2.4등급을 받은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교과전형에서는 앞의 학생은 평균 2.5등급이고, 뒤 학생은 2.9등급이기 때문에 앞의 학생이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학종에서는 다르다. 성적 변화로 봤을 때, 오히려 성취동기가 강하고 과정이 우수한 뒤의 학생이 더 임팩트가 있어 보여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일부에서는 2.5등급을 꾸준하게 유지한 학생의 노력을 좀 더 비중을 두고 평가할 수도 있는 만큼 실제로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이처럼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가능한 게 정성평가를 하는 학종의 참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의 경우 교과 담당 교사들이 직접 적는 항목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신경 쓰기에는 제한이 있지만 학년이 변할 때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다. 세특 항목은 이번 학생부 기재사항 변경의 핵심이기도 하다. 학습 과정 및 성취도 중심으로 기록하도록 개선됐다.
기존에는 결과 중심으로 기록하고 되도록 많이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술됐다면, 지금은 학생의 수업 참여 태도와 노력, 자기주도학습에 따른 변화와 성장 등에 초점을 두고 기재하도록 변경됐다. 방과 후 학습 내용은 강좌명과 이수시간만 적게 했다. 비교과 활동만큼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교사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창의적 독서활동상황: 자소서·면접 때 제대로 활용해야
교사가 관찰 확인하기 어려워 읽지 않은 책을 기록하는 문제가 있었던 독서활동의 경우 기록 내용이 대폭 축소됐다. 책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면 된다. 독서활동의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인데, 기존에 소감과 독서성향 작성 부담에서 책을 읽었어도 기재하지 못했던 책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독서 활동의 의미가 축소됐다고 단정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일부 학생은 독서활동이 ‘책을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은 전공과 관련된 책을 읽을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오해다. 절대적으로 읽은 책이 많고, 전공 관련 책이 많다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요즘은 통섭 학문을 배운 융합형 인재가 더 우대받는 시대다. 독서활동도 한 가지 분야만 파기보다 다양한 계열의 책을 읽는 게 좋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고교 수준을 뛰어넘는 책을 읽는 것도 문제지만, 권수를 늘리는 데 열중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인문계열 학생은 ‘동물농장’과 ‘에밀’을, 자연계열은 ‘과학콘서트’ 등을 읽는다. 차별화가 안 된다. 책 제목과 저자만을 적도록 한 요즘 상황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 감정을 비롯해 독서활동으로 자신의 행동과 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기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학생부전형에서 눈여겨볼 만한 10가지 항목을 살펴봤다. 학생부 항목별 특징이 뚜렷한 만큼 각각의 중요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꼼꼼하게 기재한 학생부는 그 자체로 지원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제대로 작성한 학생부는 학종뿐 아니라 면접 때도 도움이 되는 만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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