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내민 남자아이를 따라 하는 동물원 침팬지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리창 하나 사이로 뽀뽀하는 듯한 모양새여서 재미와 훈훈한 감동을 모두 자아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동물원에 간 놀란 무어(4)는 침팬지 우리 앞에서 ‘픽어부(peek-a-boo·우리나라의 까꿍과 유사)’ 놀이를 했다.
유리창 너머 침팬지는 놀란에게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우두커니 앉아 다른 곳만 쳐다봤다.
그런데 놀란이 입술을 삐쭉 내밀고 유리창에 다가서자 침팬지의 자세가 바뀌었다. 소년과 마찬가지로 입술을 쭉 내밀어 마치 둘이 뽀뽀하는 듯한 광경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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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동물원에서 찍힌 소년과 침팬지의 훈훈한 광경. 놀란 무어(4·사진 왼쪽)가 입술을 내밀자 유리창 너머 침팬지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
아이의 감정을 알아챈 침팬지가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
놀란의 엄마 안젤라는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며 “영상을 평생 보물로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흐뭇한 광경이 보기 좋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매일 삭막한 소식이 들리는 세상에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 소년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보기 훈훈하다”고 반응했다. “소년이 집에 돌아가서도 동물원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지난해에도 호주 멜버른의 한 동물원에서 모유수유 중인 여성을 향해 고개 끄덕인 오랑우탄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다소 붉은 머리카락의 아기를 새끼 오랑우탄으로 착각하면서 여성을 자기와 같은 어미 오랑우탄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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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의 한 동물원에서 모유수유 중인 여성을 향해 고개 끄덕인 오랑우탄. 다소 붉은 머리카락의 아기를 새끼 오랑우탄으로 착각, 여성을 어미 오랑우탄이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당시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
일본 교토(京都)대학 야생동물 연구센터와 독일 연구팀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도 침팬지와 오랑우탄에게 상대방 처지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 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2012년 5월에도 영국 에든버러 대학 연구진이 침팬지, 오랑우탄에게 사람처럼 ‘성격’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일련의 사례들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하는 연구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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