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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요즘 누가 2년마다 폰 바꾸냐고?

입력 : 2017-04-15 13:00:00 수정 : 2017-04-14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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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정도의 비싼 스마트폰을 이제 2년마다 새롭게 바꾸는 건 낭비다. 전에는 성능이 부족해 기능이 훨씬 더 나아진 것으로 갈아타는 게 합리적이었으나, 최근 나오는 웬만한 스마트폰은 고사양이라 사용에 부족함이 없다. 또 새로운 모델에 딱히 추가되는 기능도 없다."(20대 대학생 A씨)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기능이 추가되는 신형 스마트폰에 대해 더이상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 인공지능(AI) 비서나 곡면 액정 등의 잉여 기능은 이제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내구성도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 교체주기가 3~4년 이상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30대 직장인 B씨)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소모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내장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배터리 때문에 굳이 새로운 것으로 갈아탈 이유는 없다."(40대 주부 C씨)

삼성전자가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를 정식 공개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대형 유통점 베스트 바이의 유니언 스퀘어점에서 방문객들이 이 휴대전화를 직접 써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지구촌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 내 신형 단말기로 갈아타기보다는 낡은 단말기를 오래 쓰는 경향이 더 짙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기술이 발달하고, 관련 시장이 성숙하면서 눈에 띄는 제품 혁신을 찾기 힘든 여파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교체 수요 하락에 부닥친 단말기 업계의 고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품 혁신 줄어…낡은 기기 오래 쓰는 경향 짙어져

유럽계 시장조사 기관 칸타월드패널(KW)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미국과 중국(도심지역),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7개국 소비자의 평균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KW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교체 주기는 2013년 20.5개월이었지만 2014년 20.9개월, 2015년 21.6개월, 지난해 22.7개월로 계속 늘어났다.

4년 사이 2개월가량 더 길어진 셈이다.

LG전자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색다른 점등광고 'G6 타임'을 실시한다. LG전자는 이달 1일부터 2개월간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LG트윈타워 건물 실내조명을 이용해 'G6' 제품명을 형상화해 노출한다.
이런 성향은 유럽권 5개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인의 교체 주기는 4년 전 17.1개월에 불과했지만 2014년 18.2개월, 2015년 18.8개월, 지난해 20.3개월로 잇달아 길어졌다. 스페인은 2013년 16.6개월이었지만 4년 후에는 20.5개월로 3.9개월이나 더 늦춰졌다.

교체 주기의 증가 현상이 그나마 덜했던 나라는 중국이었다. 2013년에는 18.6개월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0.2개월로, 1.6개월 늘어나는 데 그쳤다.

KW는 각국 소비자가 예전보다 더 느리게 스마트폰을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 최근 몇 년 사이 기기의 혁신 속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디스플레이와 램(RAM) 등으로 대표되는 제품 품질이 대동소이해지면서, 웹서핑이나 동영상 시청 등 일상적 기능에서는 구형 폰으로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KW는 "단말기 교체 수요를 늘리기 위해 세계 각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스마트 워치(시계) 등 '웨어러블'(착용형) 기기가 차세대 혁신 제품으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이런 제품의 판매고량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韓, 여전히 새 단말기 선호도 높아…70만원 이상 프리미엄폰 점유율도 높은 편

현재 새 스마트폰 수요를 이끌 혁신 기능으로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는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 인공지능(AI) 비서다.

KW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스마트폰용 가상 비서를 써본 소비자의 비율은 중국이 63%로 가장 높았다. 이 사용률이 높으면 그만큼 신생 기술인 AI 비서를 수용할 준비가 잘 돼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는 40%로 조사 대상국 중 2위였고, 미국과 독일이 각각 24%와 21%로 뒤를 이었다. 영국은 18%, 스페인과 프랑스는 각각 16%와 11%였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기술 개발이 충분하게 된 상태가 아니라고 KW는 전했다.

KW 측은 "하드웨어(HW) 기능만으로 스마트폰 판매고를 끌어올리던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 같다"며 "애플 '아이폰'의 음원 서비스인 '애플 뮤직' 사례에서 보듯 혁신적 HW 기술 위에 차별화한 콘텐츠 서비스를 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과 비교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빠른 편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최신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4년 5월15일~9월2일 전국 4313가구 내 1만1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평균 사용 기간은 1년2개월로 나타났다. 일반 휴대전화는 스마트폰보다 2배 넘게 긴 평균 3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이를 종합한 전체 휴대전화의 평균 사용기간은 1년7개월로 계산됐다.


연령별로는 10대 미만의 평균 휴대전화 사용 기간이 10개월로 가장 짧았다. 10∼40대도 1년2개월~1년5개월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평균 사용량이 더 많은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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