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심야시간이라 택시를 타야할 줄 알았는데, 버스가 있어 안전하고 저렴하게 집에 올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버스 좌석이 3분의 2가량 차 있었다”며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올빼미 버스를 도입했다고 들었는데,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만족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서울시는 심야 이동통신 통화량과 유동인구의 데이터를 분석해 올빼미 버스를 도입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교통 수요를 분석했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도 확보했다. 이 버스의 하루 평균 승객 수는 2015년 12월 기준 7954명에서 지난해 12월 9883명으로 1년 만에 1929명 늘어났다.
올빼미 버스의 사례처럼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문제 해결에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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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승객이 '올빼미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올빼미 버스는 지난 2013년 서울시가 심야 이동통신 통화량과 유동인구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배차됐다. 출처=서울시 |
서울시와 서울대는 12일 서울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도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를 열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문제에 대한 새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에는 20명가량의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3년간 빅데이터 연구를 수행한다. 관련 예산은 서울시가 총 사업비의 70%를, 서울대가 나머지를 각각 부담한다.
연구소는 이날부터 환경과 도시개발, 교통 등 3대 분야의 4개 핵심과제를 뽑아 연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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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중심 복합단지인 서울 개포디지털혁신파크의 조경도. 12일부터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가 이곳에서 연구를 시작한다. 출처=서울시 |
먼저 환경 분야에서는 해마다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세워진다. 서울시는 미세먼지와 병원균 바이러스 등 공기 오염원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소음분포 감시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관련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연구 사업이 추진된다. 배기 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모 시뮬레이션을 통해 교통환경 지도 서비스를 마련하고, 보행안전과, 대중교통 이용특성, 위험운전 행태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도시개발 분야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분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도심이 활성화되어 임대료가 올라 기존 상점들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빅데이터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을 예측·평가하여 지역 간 격차를 줄여나갈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민을 위한 데이터 교육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기초역량부터 서울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행까지 연간 100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이 진행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계는 지금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창조적,․혁신적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시대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가 데이터를 통한 도시혁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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