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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변한게 없는 앵무새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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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형식 토론 20년째 똑같아 / 형평성만 강조 자유토론 안돼 / 전문가 “횟수·토론자 조절해야” / 선거방송, 시간총량제 등 검토
총 28회. 5·9 대선의 대진표가 확정되기까지 각 정당이 실시한 경선 TV토론의 횟수다. 더불어민주당은 11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6회, 바른정당은 5회(유튜브 중계 포함)에 걸쳐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정의당의 경우 TV토론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대선 스케줄이 앞당겨진 가운데 짧은 시간에 후보에 대한 검증절차를 밟고,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TV토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그러나 본선에 돌입하면 틀에 박힌 현행 TV토론 방식에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997년 대선 때 본격적으로 도입된 TV토론의 틀이 2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현행 TV토론 방식과 관련해 기계적인 질문·답변시간 분배와 토론 기회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4일 “TV토론은 후보 간 지지율과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형평성이란 명목으로 질문·답변 순서와 시간을 제한한다”며 “후보 간 자유로운 토론이 아니라 방송사가 주도하는 대담형식이 TV토론을 지루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일부 TV토론에서 ‘주도권 토론’ 등이라는 이름으로 후보가 발언권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긴 하지만, 정해진 발언 시간을 초과하면 마이크가 꺼지거나 진행자가 개입하기 때문에 자유토론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 성사되기 위해선 토론 횟수 자체를 늘리고, 토론자 숫자는 줄여 내실을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법정 선거방송 토론을 대선 기간 3회 이상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회까지만 의무적으로 참여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추가로 토론회가 성사되기 힘든 구조다. 토론회 초청 대상은 국회에 5석 이상 의석을 갖고 있거나 직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이 높은 유력 대선주자만 초청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후보가 난립하면 상호 정책·자질을 차분히 비교하기 어렵다”며 “유권자의 관심을 제고하고 활발한 검증이 이뤄지기 위해선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는 1차 TV토론은 현행대로, 2차는 여론조사 지지율 10% 이상, 3차는 여론조사 1, 2위만 초청해 양자토론을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2013년 6월 국회에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지난 2월에는 민주당 김관영 의원이 법정 선거방송 토론을 5회 이상 열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현행 공직선거법의 틀 안에서 최대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TV토론 개선안을 마련해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방송사의 대본이나 후보가 미리 작성한 원고 없이 무대에 오르는 스탠딩 토론방식을 도입하고, 경제·사회·교육·외교·국방 등 분야별 토론주제를 2∼3개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각 질문마다 답변시간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후보별 시간 총량제’를 도입해 후보 스스로 시간을 배분하는 방식도 토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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