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전환(칼 폴라니, 길, 3만8000원)=영국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재러드 라이언스가 세계경제의 흐름을 분석하고 미래 세계질서를 전망한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중국, 무역, 신기술, 인구, 소비, 도시화라는 여섯 가지 열쇳말을 제시하고 경제와 금융, 소프트파워, 하드파워, 글로벌 시스템과 정책이라는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해석한다. 세계 경제는 좀 더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다수의 국가가 주도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에리크 로메르:아마추어리즘의 가능성(에리크 로메르 지음, 마음산책, 1만6500원)=에리크 로메르는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과 함께 영화 월간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초창기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발행인인 앙드레 바쟁의 사망 이후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책은 에리크 로메르가 감독으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즈음인 1971년부터 가졌던 인터뷰 18편을 선별해 엮었다. 책에 실린 인터뷰 곳곳에서 그는 연작 실험의 노하우를 들려준다.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김혜리 지음, 어크로스, 1만4000원)=영화 주간지 ‘씨네 21’의 기자인 저자가 ‘영화를 멈추다’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영화 에세이.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씨네 21’에 실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에서 추린 글들을 월별로 엮었다. 각각의 글은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느낀 감상을 자유롭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총 40편의 영화에 대한 감상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모니카 렌츠 지음, 책세상, 1만5500원)=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에서 17년간 1000여명의 임종을 지켜봤던 경험을 토대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을 강의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임종 준비라고 한다면 통상적인 임종 준비에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살피는 과정이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오늘날의 의료 관행은 죽음을 앞둔 환자의 불안, 공포, 절망을 보지 못한 채 오로지 육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만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권영민 지음, 해냄, 1만5000원)=한국 현대문학 연구자인 권영민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20세기 한국 문학·예술을 수놓은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다. 윤동주가 눈감은 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나올 수 있었던 계기, ‘청록집’으로 한국 현대시의 새 출발을 알린 박목월과 조지훈의 첫 만남, 천재적 예술성과 고뇌를 각자 시와 그림으로 탄생시킨 이상과 구본웅의 우정 등 문단 뒷얘기를 풀어냈다.
쉬잇! 다 생각이 있다고(크리스 호튼 지음, 비룡소, 1만2000원)=아일랜드 출신 그림책 작가 크리스 호튼의 2015년 에즈라 잭 키츠상 수상작이다. 네 명의 친구가 늦은 밤 숲 속에서 새에게 살금살금 다가간다. 맨 앞에 선 친구가 새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 짹짹아?” 새를 잡으러 가서 인사말을 하고, 날아 도망가는 새를 바라보며 우당탕탕 넘어지는 친구들의 천방지축 모험 이야기를 그렸다.
햇빛마을 아파트 동물원(정제광 지음, 창비, 9800원)=동물을 좋아해 아파트 베란다에 아예 동물원을 만들려는 장미오. 토끼, 장수하늘소, 고슴도치, 햄스터도 모자라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뉴기니아앵무까지 산다. 하지만 멋진 동물원을 꾸미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작 동물들을 보살피지 못하고 결국 뉴기니아앵무가 병에 걸리고 만다. 동물원 속 동물들은 자신들을 구경하는 사람들만큼 행복할까. 자연이 파괴된 마당에 동물원 생활이 더 나은 것은 아닐까.
알사탕(백희나 지음, 책읽는곰, 1만2000원)=동동이는 오늘도 혼자서 구슬치기를 한다. 친구들은 만날 자기들끼리만 어울려서 그냥 혼자 놀기로 했다. 새 구슬을 사러 문방구에 갔다가 집어 든 알사탕이 동동이를 마법의 세계로 이끈다. 사탕을 입에 넣으니 거실 소파의 푸념이 들려온다. “너희 아빠 보고 방귀 좀 그만….” 사탕이 녹아 사라지자 목소리도 사라진다. 알사탕은 동동이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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