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정장현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사저를 방문해 5시간 넘게 머물렀다. 청와대 비선 진료, 차명폰 조달 의혹 등에 연루된 이영선 행정관도 사저를 찾았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대비해 예상질문과 답변을 준비한 뒤 나름의 최종 리허설을 마쳤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유영하(왼쪽), 정장현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 |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육성으로 입장발표에 나서는 것은 지난 1월 신년기자간담회와 정규재TV 인터뷰 이후 처음이다. 일단 박 전 대통령이 원론적인 입장만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동 사저 앞이나 서울중앙지검의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짤막하게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기본원칙만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이제라도 수사에 적극 협조해 본인 말대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조금이나마 역사 앞에 죄인으로 남지 않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분수령에 서 있다.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해 “이 자체가 국가적 불행이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에서 지지와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과 맞붙은 삼릉초등학교의 안규삼 교장이 20일 오후 취재진에게 협조요청을 하기 위해 학교 후문을 나서고 있다. 안 교장은 오는 22일부터 후문을 개방한다며 학생들의 통학로 확보를 위해 취재진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상윤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담벼락 앞에서 한 지지자가 절을 올리고 있다, 하상윤 기자 |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는 “고영태 일당을 수사하지 않는 검찰도 헌법파괴세력에 불과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에 당당히 응했다”며 “검찰 출석이 진실을 밝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일 계속되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에 자택 인근의 삼릉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등하교 안전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학부모 70여명은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을 지나며 “학교 나가기가 무서워요”, “여기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박세준·이창훈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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