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홍상수·김민희, 떳떳한 사랑 고백 그저 뻔뻔할 수밖에

입력 : 2017-03-14 11:22:51 수정 : 2017-03-16 11:39: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저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있고,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놓여지고,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불륜설에 9개월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배우 김민희(34·오른쪽)와 홍상수(57) 감독이 결국 '부적절한' 사랑을 인정했다. 지난 13일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은 놀라우리만큼 당당한 사랑 고백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장시간 침묵을 깨고 언론 앞에 나선 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시사회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이날 관심사는 두 사람이 밝힐 사생활의 수위였다. 시사회에 동반 참석하며 '정면돌파'를 택했지만, 정작 불륜 등 사생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할 것이라고 추측됐으나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란히 커플링까지 맞춰 낀 두 사람의 모습에는 세간의 비난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마저 엿보였다.  


홍상수 감독은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인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며 불륜을 인정했다. 김민희 역시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는 말로 화답했다.

불륜 관계를 공식화했으나 이날 김민희는 카메라 플래시가 쉼없이 터지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자 잠시 감정을 가다듬거나 눈물을 비추는 등 긴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홍 감독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는 거침없었다. 

두 사람이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관계지만, 부끄러움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홍 감독은 대중의 비난에 "자신들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반 국민'이라는 표현을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며 "일반 국민이라기보다 '어떤 분들'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지나 개인적 성격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이 다 다른데, 전체가 그렇게(불륜이라고) 생각한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나나 김민희 주변 사람들 반응은 전혀 다르다"고 현실 부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영화가 두 사람의 사랑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 내용도 관심을 끌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 분)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김민희와 홍 감독의 자전적 내용을 녹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전적 내용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홍 감독의 부인에도 영화 곳곳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극중 김민희가 "그 사람 자식이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라고 말한 장면에서부터 홍 감독을 떠올리게 된다. 나아가 영희의 선배 '천우'(권해효 분)의 목소리를 통해 불륜에 대한 대중의 비난을 오히려 정면으로 꼬집는 장면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이 직설적인 표현으로 만천하에 꺼내놓은 사랑 고백은 불륜 발표일 뿐이다.  이를 공식 선언한 둘을 옹호하는 반응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떳떳한 고백에 비난은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김민희는 지난달 19일 막을 내린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받아 국제적으로도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불륜 이슈로 덮이면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영화 속 영희는 시종일관 '진짜 사랑'을 갈구한다. 그리고 진짜 원하는 게 뭐냐는 질문을 받자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사는 것"이라고 답한다. 이 또한 박수받지 못하는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이 놓인 현실을 연상하게 한다. 대중의 손가락질에 흔들리지 않고 '그들만의 사랑'을 하겠다는 바람이 투영된 듯 보인다. 곱지 않은 대중의 시선을 무시한 채 만들어 갈 '그들만의 세상'은 과연 견고할까.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