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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마저 초토화… ‘야구 변방’ 이스라엘 돌풍 매섭네

입력 : 2017-03-07 21:09:06 수정 : 2017-03-07 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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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A조 약체 평가에도 2연승 조 1위에 “이스라엘을 보니 2014 브라질월드컵 때 알제리가 떠오른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복병으로 꼽혔던 이스라엘이 한국을 꺾고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자 네티즌들은 이 같은 반응을 쏟아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알제리는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H조 최약체로 꼽혔지만 한국을 4-2로 제압하는 등 이변을 일으키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번 WBC에 참가한 16개국 중 세계랭킹이 41위로 가장 낮지만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A조 2차전에서 15-7 대승을 거두며 2연승으로 조 1위 자리를 굳혔다. 이스라엘은 전날 한국과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2-1 신승을 거뒀다. 경기는 오후 11시쯤 끝났기 때문에 하루도 쉬지 못한 이스라엘은 쌓인 피로를 풀지 못해 타자들이 이날 오전 훈련을 취소하는 등 울며 겨자 먹기로 강행군을 이어가야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정오부터 시작된 경기서 완전히 몸이 풀린 모습을 과시하며 세계랭킹 4위 대만을 지배했다.

사실 이스라엘은 한국과의 경기서 볼넷 9개와 8안타를 묶고도 2득점밖에 내지 못하며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다. 이스라엘은 최종 엔트리에 오른 28명 중 24명이 마이너리그 출신으로 대회를 앞두고 팀 전체가 합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엉성한 조직력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대만을 상대로는 이스라엘 타선이 제대로 불을 뿜었다. 이날 이스라엘은 홈런 2개 포함,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대만 투수진을 초토화시켰다. 이스라엘은 1회에만 선두타자 샘 펄드(전 오클랜드)의 우전 안타를 시작으로 6안타를 쳐내며 대거 4득점을 올렸다. 대만 에이스 궈진린(세이부)은 예상치 못한 이스라엘의 맹폭에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매 이닝마다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하며 점수를 쌓았다. 4번 타자 네이트 프라이먼은 3점 홈런을 포함해 3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아이크 데이비스도 3루타 1개를 곁들여 3안타를 때려냈다. 선발 코리 베이커는 4.2이닝 3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시종일관 끌려다니던 대만은 9회 5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추가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조직력이 상승하고 있어 더욱 무서운 팀이 될 듯하다. 이스라엘은 야구 리그가 제대로 활성화돼있지 않고 유명한 메이저리그(MLB) 출신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마이너리그 출신 선수가 대부분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스라엘이 갈수록 강해지는 이유는 동기부여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경기 장소인 고척돔엔 MLB 사무국의 총 책임자인 롭 맨프레드 등 고위 관계자가 다수 방문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만약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며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단번에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의 돌풍은 간절함이 성공의 씨앗이라는 격언을 몸소 실천한 결과인 셈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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