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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일명 '자살세트'. |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총 4명에게 40리터짜리 질소가스 2통과 타이머, 가스호스, 가스조절기, 신경안정제 등으로 구성된 ‘자살 세트’를 판매하고 설치해주면서 작동법을 상세히 가르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신청자들에게 “질소가스를 텐트에 연결한 후 신경안정제를 먹고 들어가 자면 된다”고 사용법을 가르쳤다. 30대 여성과 50대 남성 등 4명이 ‘자살 세트’를 구매했다. 지인의 신고 등으로 모두 미수에 그쳐 실제 사망에 이른 이는 없었다. 경찰은 실제로는 이 수법을 통해 사망에 이를 확률은 낮아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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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사이버안전과 관계자들이 SNS를 통해 광고하고 일명 `자살세트`를 대행 설치·판매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물품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자살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이이다. 범행 약 2달 전부터 충남 모처에 펜션을 임대해 수차례 실험을 거쳐 ‘자살 세트’를 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햄스터 2마리로 사망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 ‘고통 없이 죽는 법’, ‘편안한 자살’ 등의 키워드를 포함한 게시글로 홍보했다. 자살 기미가 있는 네티즌에게는 먼저 쪽지를 보내기도 했다.
송씨와 이씨 모두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자신들도 목숨을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검거 당시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을 준비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송씨의 경우 주로 여성을 노려 '자살 세트' 판매를 시도했는데 20∼30대 50여명이 송씨와 메신저를 주고 받은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신원확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산업용 질소가스를 구매해 범행에 이용했다”면서 “최근 질소가스를 이용한 자살 시도가 늘고 있으므로 관계당국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 이번 범행처럼 자살을 돕겠다는 이들이나 자살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글·영상이 범람한다”면서 “유해 콘텐츠로 분류해 단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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