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탈북민연대 김주일 사무총장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체코에 거주하는 탈북민을 통해 현지에서 열린 한 외교행사에 참석한 김평일 대사에게 ‘국제탈북민연대가 망명정부 수립을 위해 당신과 접촉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구두로 직접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김평일 대사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시점은 김 대사가 평양에 들어갔다가 체코로 복귀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때이며, 지난해부터 북한 망명정부 구성을 추진해온 국제탈북민연대는 망명정부 지도자로 김평일을 적임으로 보고 그와의 접촉을 추진해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다.
김 사무총장 주장과 관련, 김 대사와 탈북민 단체의 접촉 사실은 평양 당국이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탈북정착 문제를 다루는 기관 관계자는 “멀쩡한 사람도 죽게 만들 소리”라며 “망명정부 수립이라는 과대망상, 허황된 생각 때문에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2014년 입국한 고위 탈북자는 “김평일에게 탈북민 접근이 가능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설령 접촉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망명정부 수립건으로 그런 시도를 했다면 김평일을 굉장히 곤란하고 위험한 지경에 빠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 간담회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김정은 위원장의 대안(代案)을 사전 제거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일본 매체는 김정남이 망명정부 수립을 구상하는 탈북민과 접촉했다는 정보가 화근이 돼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한 바도 있다.
정부는 21일 국외 탈북민단체의 망명정부 논의에 대해 “일부 탈북민의 일탈”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의 주체는 대한민국이라고 헌법에도 규정돼 있다”며 “여러 주체가 나서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망명정부가 아닌 대한민국 속에서(틀 안에서)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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