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은 21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시 베토벤을 택한 데 대해 “베토벤 음악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6년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10여년간 베토벤에 천착해왔다. 2009년 협주곡 전곡을 시작으로, 2012~2013년 소나타 전곡 연주, 2015년 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섰다.
“지난 10년간 베토벤을 많이 쳤는데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겹, 껍질을 쌓았다고 생각해요. 껍질이 많이 쌓일수록 속에는 더 많은 것들이 스며들 것 같아요. 앞으로 30~40년간은 그런 농축된 소리와 깊이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 되겠지요.”
그는 이미 베토벤 ‘3대 소나타’의 명연주와 명음반이 너무도 많이 존재하는 데 대해 “저도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라며 “결국 베토벤의 악보에 더 충실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10년 전 김선욱의 연주’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전에는 온몸을 사용해 큰 음량과 풍부한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한 적도 있어요. 욕심, 힘이 많이 들어가니 닫힌 소리가 났어요. 이제는 몸에 확실히 힘을 덜 들이고서도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어요. 소리도 더 열렸고요.”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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