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이 넘어서도 주택담보대출 원금을 상환하는 노인이 수두룩하다.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신생아보다 노인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금의 20~30대가 나이를 먹어 국민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한 재벌총수의 상속세를 아껴주려고 국민연금 5000억원을 날려 먹은 '대단한 대한민국'이다."(40대 자영업자 B씨)
"나이 들면 의료비 때문에 돈이 많이 나간다. 자식도 먹고 살기 힘든데, 부모 병원비에 보태달라고 하기 그렇다. 늙어서도 치아 임플란트 등 의료비를 지출할 정도의 여력은 꼭 있어야 자식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늙으면 다 필요 없다. 돈이 제일이다."(60대 주부 C씨)

50대 이상의 중·고령층 부부가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려면 월 237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은 2015년 4~9월 50세 이상 중·고령자 4816가구를 대상으로 경제상황과 고용, 은퇴, 노후준비, 건강 등의 항목에 걸쳐 '국민노후보장패널' 6차년도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50대 이상이 노후에 필요한 적정 생활비로 여기는 규모는 월 평균 부부 기준 236만9000원이고, 최소 생활비는 174만1000원이었다.
적정 생활비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데 충분한 비용을 뜻하며, 최소 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최저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일컫는다.
◆"노후 편안하게 보내려면 월 237만원 필요?"
연령별 월 평균 적정 생활비는 50대는 부부 기준 260만7000원, 개인 기준 158만9000원이었다. △60대 228만2000원, 140만4000 △70대 201만3000원, 124만9000원 △80대 이상 191만5000원, 116만8000원이었다.
거주지별로 보면 서울은 부부 기준 259만8000원, 개인 기준 155만6000원이었다. △광역시 245만1000원, 147만4000원 △그밖의 지역 225만2000원 개인기준 140만7000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자의 과반(56%)은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은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고령과 질병 등으로 인한 건강 악화(3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은퇴 후 가장 좋아진 점은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로움'(32.2%)이 가장 많이 꼽혔고, 나빠진 점으로는 '경제적 어려움'(46.3%)을 가장 많이 토로했다.
◆60세 이후 만성질환 급증, 노후 의료비 지출 부담 '高高'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의 시작 연령은 67세였다. 현재 노인의 연령 기준이 65세인 점과 비교해보면 고령화 추세로 실제 노후라고 체감하는 연령이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
노후 대책을 마련할 주체로는 남성 대부분(81.3%)이 본인을 지목했다. 이에 비해 여성은 배우자(39.1%)와 본인(40.0%)이 엇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연령별로 50대 응답은 본인 63.4%, 배우자 25.0%로 갈렸다. 아울러 고령자일수록 정부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노후대책의 핵심은 결국 경제적인 대비와 건강 문제로 확인됐다.. 노후대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과반(53.3%)이 경제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사회 전반의 노후대책으로 중요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가장 많은 44.3%가 '건강 및 의료 문제'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 60대 이후 만성질환이 급증, 노후에는 보건·의료비 지출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드러나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힘든 중·고령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