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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우후죽순 생기는 '카지노바'…아슬아슬한 줄타기

입력 : 2017-02-16 19:35:34 수정 : 2017-02-16 2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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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콘셉트 주점… 대학가 중심 확산/입장료 내면 게임칩·주류 이용권 지급/업주 “서비스 차원”… 칩 은밀하게 거래/잠재적 도박 중독자 양산 우려 목소리
“은근 중독성이 강해요. 오늘 하루 10만원을 썼어요.”

14일 오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의 한 카지노 콘셉트의 주점을 찾은 한 손님의 고백이다. 평일인데도 주점에는 게임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주점 내부는 강원랜드나 마카오 등의 카지노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룰렛, 빅휠, 바카라, 블랙잭 등의 테이블로 채워져 있었다. 이 같은 주점은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구 일대, 광주 상무지구 등에서 문을 열어 확산되는 추세다. 업체들은 서비스 차원에서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돈을 들여 카지노 게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신촌의 한 카지노 바에서 손님들이 블랙잭과 룰렛 등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신촌의 주점에서는 1인당 입장료 1만원을 내면 1000원짜리 칩 10개와 맥주나 양주 한 잔 무료 이용권을 준다. 받은 칩으로 카지노와 똑같이 게임을 할 수 있다. 칩이 떨어지면 1만∼10만원 상당의 맥주 또는 양주를 주문하면 결제한 금액과 동일한 액수의 칩이 추가로 지급된다. 주점 측은 “칩은 따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없다. 술을 구매한 만큼 서비스 차원에서 칩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일부 손님은 칩을 많이 얻기 위해 양주를 병 단위로 주문하고 있었다. 주문한 술에는 관심이 없고 칩을 받자마자 곧바로 게임 테이블로 달려가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칩은 도박장에서처럼 현금으로 거래되지는 않는다. 매장 안에서 주류나 안주를 구매하는 등의 포인트로 사용될 뿐이다. 도박장 개장 등을 다룬 관련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점도 칩을 사고팔지 않는 것을 강조했다. 주점 관계자는 “카지노 콘셉트의 놀이는 서비스 차원이지 바다이야기처럼 현금화가 되는 도박이 절대 아니다”며 “도박으로 오해한 경찰들도 이곳을 몇 번 방문했지만 아무런 위법사항이 없어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님들 사이에서는 칩을 현금으로 거래하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 블랙잭 게임에 참여한 기자가 불과 10여분 만에 3만원 상당의 칩을 잃는 것을 본 한 손님은 “칩이 필요하면 (내가) 팔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칩을 팔아 소소한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손님들끼리 암암리에 칩을 거래하는 것까지는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손님은 강원랜드에 가기 위해 연습 차원(?)에서 주점을 방문하기도 한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박모(30)씨는 “강원랜드에 가기 전에 룰렛이나 바카라, 블랙잭의 룰을 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종종 들르는데 호기심이 생겨 조만간에 강원랜드에 갈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형태의 주점 확산이 잠재적 도박중독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승원 덕성여대(심리학) 교수는 “(카지노 콘셉트의 주점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해도 본인의 노력 없이 게임을 통해 보상을 얻는 형태이기 때문에 현금화 여부와 별개로 도박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뽑기도 사행성 심리 조장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카지노 콘셉트의 주점은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글·사진=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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