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과 정리해고,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인수 등을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던 쌍용차가 간판 모델 ‘티볼리 브랜드’를 앞세워 9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해 총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한 15만5844대, 매출은 3조6285억원에 달했다. 이 역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80억원, 당기순이익 581억원을 올렸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자의 재고용 등 노사가 합심한 결과이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국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떠오른 티볼리의 힘이 주효했다.
티볼리·티볼리 에어로 구성된 티볼리 브랜드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7% 증가한 8만5821대를 기록하며 재도약의 날갯짓을 하던 쌍용차의 판매와 실적 개선을 사실상 이끌었다. 최근 10만대 시대를 열 정도로 소형 SUV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인기와 관심이 증가한 상황에서, 티볼리는 지난달 기준 60%에 달하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5∼2016년 내수 판매 현황을 보면 티볼리는 QM3(르노삼성), 트랙스(한국지엠), 니로(기아) 등 경쟁모델에 비해 월등히 높은 54%대 점유율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가 2015년 소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티볼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디자인·안정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출시 2년이 지난 지금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첫 달 성적은 2312대로 국산차 전체 17위였지만 두 번째 생일이었던 지난달 50% 이상 성장한 3851대 판매를 기록하며 국산차 9위에 올랐다.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쌍용차를 새롭게 먹여 살리는 명실상부한 대표 모델로 자리잡은 셈이다.
쌍용차는 올해 대형 SUV Y400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초에는 5세대 코란도C도 출시하며 SUV 경쟁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는 “그동안 지속됐던 적자 고리를 끊은 만큼 올해는 대형 프리미엄 SUV인 Y400의 성공적 출시 등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흑자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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