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검은색 코트를 입은 채 수행원들과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잠시 포토라인에 서서 “이번 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께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인 뒤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지난해 전략폰인 갤럭시 노트7 발화사태로 전례없는 리콜사건이 발생하자 책임경영 실현을 위해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나섰지만, 리콜 사건을 진화하자마자 ‘최순실 게이트’의 회오리에 또다시 휘말린 것이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까지 일괄 사법처리될 경우 삼성은 초유의 리더십 공백사태에 직면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점치기도 하지만 삼성 같은 거대 그룹에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는 차질없이 업무가 이뤄지고 있지만 인사, 투자계획, 인수합병 등 큼직한 현안은 모두 안갯속”이라며 “당분간 특검 조사결과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수미·김건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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