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은 12일 ‘2016 부동산시장 동향 및 2017년 주택시장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0.2%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속,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입주물량 증가 등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로 전환할 것으로 본 것이다.
채미옥 연구원장은 “미국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도 올해 하반기 이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주택시장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원장은 정부 정책과 관련, “11·3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3구와 수도권 일부 등 청약조정지역에서 청약경쟁률도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잔금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국 청약열기가 당분간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0.3%가량 오르면서 대체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1.32% 올랐다. 연구원 측은 국지적인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물량이 집중되는 수급불균형 지역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 입주 물량은 올해 34만5000∼36만2000가구, 내년에는 42만1000∼49만5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원 측은 올해 시장 변수 중에서 60세 이상 인구의 주택 매매 증가 현상에 주목했다. 그간 주택 매매 활동을 중단하는 인구로 분류됐던 고령층이 고령화추세와 가족 유형의 변화 등 이유로 시장 주요 연령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2015년 기준 60∼64세, 65세 이상 인구가 매매한 아파트는 각각 4만9900호, 6만2100호였다. 2012년(2만1600호·3만300호) 이후 증가세다.
또 연구원 분석결과 60∼64세, 65세 인구는 실질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 오르면 아파트 매매 활동이 각각 3.4%, 4.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 연구원장은 “핵가족화의 보편화로 은퇴 이후에도 자녀와 합치지 않고 따로 살기 위해 주택을 구하는 게 일상화되고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 대상으로 주택시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향후 시장 리스크가 완화되면 긍정적 요인으로 그 실체를 분명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