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보통 택시를 이용하지만, 막상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하는 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택시 승차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 사이 가장 어렵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조사에서 절반 이상은 택시의 기본 요금이 비싼 편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성장하고 있는 호출 서비스가 승차거부 없는 택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실제로 조사 결과 10명 중 6명 가량은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었고, 이용자 88.1%가 만족감 나타냈다. 전체의 65.9%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승차거부가 없을 것 같다고도 답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시와 호출 서비스 이용 및 인식을 조사한 결과 평소 택시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이동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42.9%·중복응답)는 의견이 꼽혔다.
물론 '차가 끊겨 어쩔 수 없었다'(40.5%), '다른 교통 수단이 없을 때 이용한다'(32.1%) 등의 답으로 미뤄보면 대중교통 수단의 대체재적인 성격도 강했지만, 무엇보다도 목적지까지의 이동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이유가 우선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짐이 많은 때(29.3%)에도 많이 이용했으며, '목적지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26.7%)는 점도 장점으로 인식됐다.
그밖에 △음주를 한 상태(25.6%) △동행 인원 대비 택시비가 저렴할 때(18.6%) △목적지의 지리를 잘 모를 떼(18%)에도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짐이 많을 때, 남성은 음주를 한 상태일 때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택시로 이동하려는 목적지는 10~20분 내(36.1%) 또는 20~30분 내(33.7%)에 위치한 곳일 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중교통을 10번 이용할 때를 기준으로 택시는 2번 정도(19.5%)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남성과 30대, 수도권 이외 지방 거주자의 이용 비중이 높다는 특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교통수단의 이용 비중은 버스(44.3%), 지하철(36.3%), 택시(19.5%) 순이었다.
◆택시 승차 가장 어려운 시간 '밤 12시~새벽 6시'
사람들이 택시를 주로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는 오후 9~12시(56.5%·중복응답)와 밤 12시~오전 6시(42.4%)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오후 6~9시(23.1%)와 오전 6~9시(19.3%)에도 이용자가 많은 편이었다.
택시를 즐겨 이용하는 시간대는 그만큼 잡기 어려운 때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택시 승차가 어려운 시간대로 오후 9~12시(34%·중복응답)와 밤 12시~오전 6시(40.2%)가 주로 꼽힌 이유이다. 그밖에 오전 6~9시(31.1%), 오후 6시~밤 9시(24.6%)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시간대가 없다는 응답은 16.2%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거주자가 애로를 많이 호소했다.
택시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도 '잡는 것이 어렵다'(54.1%·중복응답)는 점이 첫 손에 꼽혔다. 연령이 높을수록 택시를 잡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또 다른 불편사항으로는 기사의 불친절함(43.4%)과 급출발, 급정지를 비롯 난폭운전(43.2%)이 많이 지적되었다. 먼 길을 돌아가거나(41.9%), 승차를 거부하는(36.3%) 행위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큰 편이었다.
◆택시 기본 요금 비싼 편…요금 낮아지면 택시 더 자주 이용할 것
택시의 기본요금과 관련해서는 절반 이상이 비싼 편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63.6%)와 수도권 외 지방 거주자(67.3%)에게서 이런 답변이 많이 나왔다. 저렴하다는 의견(1.3%)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는 2015년 조사에 비해 소폭 많아졌다.
택시 요금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는 게 소비자들의 하소연이다. 평가 결과 전체의 77.1%가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수록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신호준수와 규정운전도 좋지만 요금이 올라가는 것은 싫다'는데 10명 중 6명이 공감했다. 요금이 하향 조정된다면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의견이 2015년보다 더욱 많아졌다는 점에서 인하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이런 의향을 많이 내비쳤다.
한편 택시 요금을 결제하는 수단은 현금(48.4%)과 카드(50.1%)의 비중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은 중·장년층이, 카드는 젊은층의 사용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길 잘 찾는 택시기사 '好好'…개인택시 > 법인택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택시 기사는 길을 잘 찾는 이(61.5%·중복응답)였다.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 택시를 타는 만큼 뚫린 길을 잘 찾아 운전하는 기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또한 인사를 잘 해주고, 잘 받아주는 기사(53.7%)와 카드 결제에 불평하지 않는 기사(46.1%)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 소비자 상당수는 친절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이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인사를 잘하는 기사가 좋다는 응답이 2015년 조사에 비해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그밖에 △빠르게 가는 기사(28.4%) △신호 잘 지키는 기사(27.7%) △아무 말도 않고 조용히 운전하는 기사(26.1%)를 선호하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택시의 유형으로는 개인택시(36.6%)가 법인택시(29.3%)를 눌렀다. 다만 개인택시는 연령이 높을수록, 법인택시는 연령이 낮을수록 많이 선호하는 차이를 보여 세대별 인식차도 살펴볼 수 있었다.
안전문제에 민감한 여성이 법인택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향도 뚜렷했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다음으로는 협동조합 택시인 ‘쿱 택시’(Coop Taxi)(4.7%), 모범택시(3.7%)가 뒤를 이었다. 다만 4명 중 1명(25.7%)는 유형에 상관없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 '택시 호출서비스' 이용 경험…젊은 세대 '카카오 택시' 선호도 높아
최근 빠르게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택시 호출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고, 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좋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10명 중 6명 정도가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인 ‘카카오 택시‘(54.5%·중복응답)가 압도적으로 가장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T맵택시’(5.9%)와 ‘네이버 지도’(2.4%)가 그 뒤를 이었다.
카카오 택시는 젊은 세대와 서울·경기 거주자의 이용경험이 많았다. 반면 '어떠한 서비스도 이용해 본 적 없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4명(39.3%)으로, 중·장년층의 이용경험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없는 이들은 잡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했거나(45.8%·중복응답), 최근 택시를 이용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30%) 부류가 많은 편이었다. 또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가 귀찮고(23.9%), 오히려 전화로 택시를 부르는 게 더 편해서(23.4%) 이용하지 않았거나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른다'(21.6%)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용경험과 관계 없이 택시 호출 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편이었다. 전체 81.7%가 '이용하기 편리할 것 같다'고 답했으며, '택시의 빠른 이용이 가능할 것 같다'는데도 10명 중 8명(80.1%)이 공감했다. '승차거부가 없을 것 같다'는 인식도 65.9%에 달했다. 믿고 이용할 수 있으며(65.1%), '이왕 택시를 탄다면 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64.9%)는 의견도 다수였다.
특히 택시를 주로 이용자인 30대는 믿을 수 있고(70%), 이왕이면 서비스를 이용할 것 같다(71.6%)는 의견을 가장 많이 내비치는 등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또한 전체의 62.2%가 서비스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으며, '이미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10명 중 7명(68.4%)에 이르렀다.
택시 호출 서비스의 향후 전망도 대부분 밝게 바라봤다. 전체 응답자의 85.2%가 앞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응답자 대부분(85%)이 실제로 이용할 의향을 드러냈으며, '의향이 없다'는 의견은 15%에 머물렀다.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존재했다. 목적지 등 사용기록이 남을 것 같아서 왠지 불안하고, 이 서비스가 영세한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 같다는 의견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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