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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12·28 합의 '면죄부'… 우려가 현실로

입력 : 2017-01-08 18:41:19 수정 : 2017-01-08 19: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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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엔 줬으니 소녀상 성의 보여야”… 본색 드러낸 아베 / NHK 출연 “정권 바뀌어도 실행해야” / 한국에 철거 압박… 고도 언론플레이 / 탄핵정국 ‘무효화’ 움직임 견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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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한·일 외교 쟁점으로 부상한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이 약속대로 10억엔(합의 당시 약 97억원)을 줬으니 한국 측은 철거하라고 압박했다. 2015년 발표 당시 12·28 한·일 일본군위안부 문제 합의는 10억엔을 받고 일본에 역사적 면죄부만 준 꼴로 향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역공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방송된 NHK ‘일요토론’에서 소녀상 문제와 관련, “일본은 성실히 의무를 실행해 10억엔을 이미 거출(據出)했다(내놨다)”며 “그다음으로 한국이 제대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철거 대상 소녀상이 서울의 주한 대사관 앞 소녀상과 주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을 모두 포함하는 것임도 분명히 했다.

“우리가 지켜줄게” 한·일 간 한국 주재 일본 공관 앞의 소녀상 문제가 외교 쟁점화된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리모델링중) 앞에서 한 어린이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12·28 합의에 대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며 “그것은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실행해야 한다. 국가 신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12·28 합의 무효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합의 무효화를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이고,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재협상을 선언한 바 있다.

아베 총리 출연 프로그램 녹화는 일본 정부가 주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주부산 총영사 일시귀국 등의 조치를 취한 6일 진행됐다. 나가미네 대사와 모리모토 총영사는 이르면 9일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가 한·일 관계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인도에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시도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이 관할구청인 동구청 직원들이 끌어내려고 시도하자 소녀상을 부둥켜 안고 있다.
연합
일본 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고도의 언론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전화를 갖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한 양국이 평화적 외교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며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이 냉엄한 가운데 일·미·한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황 대행 측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황 대행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6일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일본 측에 상황악화 자제를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행 측은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일본의 조치를 만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도 “바이든 부통령이 그 같은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아베 총리에게 먼저 전화를 했으며, 통화는 일본 측이 부산주재 일본총영사관 앞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나가미네 대사 일시 귀국 등 조치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 측 설명이 사실이면 일본 정부는 6일 미·일 통화 당시 소녀상 문제를 제기한 아베 총리의 언급만 전하고, 상황악화 자제를 요구한 바이든 부통령의 언급은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셈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당시 “일본이 이웃국가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행위를 한 것에 실망한다”고 실망이라는 표현을 집어넣은 미국 국무부 성명을 발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중 기자, 도쿄=우상규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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